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요마 Dec 04. 2023

[자기계발] 아웃풋을 내는 데 자격이 필요한가요?

《아웃풋 법칙》, 《울트라 셀프》

unsplash.com

내가 뭐라고 이런 거 써봐야 누가 보겠어?


홍보 마케터 일을 하면서 회사 이름의 SNS에 매일 글을 쓰면서도 나는 SNS에 젬병이었다. 내가 쓰는 포스팅들이 고민과 노력의 결과로 나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잘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시태그 하나, 태그 하나도 자신감이 없이 이전 담당자들이 올려놓은 것을 탬플릿 삼아 따라하기 바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다. 아마도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나는 결국 잘 될 거야.'라는 무조건적인 낙관이 없던 시절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당시의 내가 항상 되뇌었던 말은 이런 거 였다.


나는 SNS를 진짜 못해.
나는 못하니까 선후배들 것을 보고 무난하게 가야해.
이건 나랑 안 맞아. 앞으로도 못 할 거야.


나를 비난하는 와중에도 SNS를 놓은 건 아니었다. 방치하다가 퇴고도 안 된 잡글을 이따금 던져 놓던 브런치, 뭘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꾸준히 사진은 올리던 인스타, 쓰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뭔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해서 깔았던 트위터까지 붙잡고는 있었다. 직장에서도 퇴근하고도 SNS를 붙잡고 있었으면서 내가 온라인 마케터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자기확언(?)은 이것이었다.

"내가 뭐라고 이런 거 써봐야 누가 보겠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못나게도 SNS를 활용해 온라인에서 잘나가는 사람들을 마음 속으로 얕잡아 보았다. '알맹이도 없이 포장만 잘하면 뭐해.' 하면서 깔보던 그들은 몇년 사이 엄청나게 성장해서 저마다의 자리에서 자신의 비즈니스를 꾸릴 정도로 그릇을 키웠다. '내가 뭐라고'에 갇혀서 뒤에서 남 욕이나 하던 찌질한 나만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답보, 아니 도태되고 있었다.

내가 뭐라고 이런 거 써봐야 누가 보겠어?라는 생각을 내려두고,
에라 모르겠다. 그래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고 리뷰를 쓰다보니 나아진 점들이 있다.
우선, 글을 쓰는데 부담이 덜해졌다는 점. 
다음으로, 보잘 것 없어보이는 내 글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계속 쓰다보니 전에 쓴 글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까지.




알라딘
같이 볼 콘텐츠, 《아웃풋 법칙》, 《울트라 셀프》


《아웃풋 법칙》은 부동산 유튜브를 운영하는 저자 렘군이 쓴 마인드셋에 관한 책이다. 부족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것을 아웃풋(타인에게 제공)하다보면,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하고, 더 나은 아웃풋을 제공하며 나만의 영역을 확장해갈 수 있다는 구조를 설명해준다. 기브앤 테이크가 아닌 기브, 기브, 기브를 하며 타인에게 무언가 제공하면서 성장하는 순환구조가 인상적인 인사이트였다.

《울트라 셀프》는 지식 큐레이션 유튜브 이상한 리뷰의 앨리스를 운영하는 저자 이리앨이 쓴 마인드셋에 관한 책이다. 수많은 성공한 사람을 인터뷰하던 이리앨이 우연히 깨달은 인사이트로부터 시작한 아이디어, 울트라셀프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공은 난 사람들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비스트 셀프라는 관성에 따라 행동하는 동물같은 상태에서 벗어나, 의식적으로 되고 자신을 뛰어넘어 되고 싶은 자신으로 성장해가는 울트라 셀프 상태가 되기를 권한다.

*책의 전체 내용을 다루지 않습니다. 임팩트를 준 부분만 추려서 쓰고, 제맘대로 내용을 편집도 합니다.


-
두 권의 책을 만난 타이밍이 좋았다.
소설 연재를 시작하면서 매일 해야만 하는 아웃풋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성장에 정체가 된 것 같은 두려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고 돌아 중요한 건 마인드셋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unsplash.com

기브, 기브, 기브. 아웃풋에 자격 같은 건 없다


다시 나를 옥죄던 확언 '내가 뭐라고 이런 거 써봐야 누가 보겠어?'로 돌아가보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어쩌면 환경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첫 사회생활의 진로를 출판사로 선택한 건, '지금은 소설가가 되지 못했지만 책을 다루는 사람 근처에서 일하다보면 언젠간 닿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출판사에는 소설가가 아닌 '출판전문가'들이 있었고, 그들은 저마다의 필드에서 프로직업인들로 일하고 있었다. 출판사를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은 흔한 신입들의 착각 같은 것이었다.

일을 하며 출판전문가가 되는 과정에서, 소설가의 꿈은 점차 멀어졌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양질의 텍스트를 너무 많이 접한 것이 한 몫 했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 작가의 책이나 세계적인 석학들이 써내는 책을 홍보하고 파는 일을 하면서 당연하게도 원고를 많이 보았고, 정보나 인사이트나 감동을 많이 얻었더랬다. 그 과정에서 내 자신감이 떨어져나갈 거라곤 생각도 하진 못했다.

입사 초에는 퇴근하고 그래도 소설을 써야지 하며, 컴퓨터에 앉아 한글이라고 켜놓는 시간을 보냈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점차 멀어졌다. 그땐 일할 때 글을 너무 읽어서 글자 보기가 싫은가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주눅이 들었던 것 같다. 이 정도 레벨은 되어야 책으로 묶일 수 있구나. 이 만큼은 써야 팔릴 수 있구나. 하는 높은 기준이 마음 속에 자리잡았고, 자연히 '내가 뭐라고'의 역사는 시작된 것이다.

그 때부터는 인풋에 더 천착했던 것 같다. 책을 더 많이 읽어서 내가 쓸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준비를 하자. 그래 준비가 다 되면 쓰기 시작하자! 하면서 4년 반이 흘렀고, 나는 소설가가 아닌 독자가 되어있었다. 글 쓸 자격은 끝끝내 찾아오지 않았고, 조금 끄적이다가 성에 안 차 폐기해버린 몇번의 시도를 제하면 이렇다할 습작을 하지 못했다. 내가 바라던 그림은 아니었다.

《아웃풋 법칙》의 저자 렘군은 아웃풋에는 자격이 없으며, 누구나 지금 바로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당신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좀 부족해도 상관없다.
완벽할 때까지 준비한 후 세상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타인을 도와주거나 소통하다가
나의 진가를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지 마라.

(...)

언제나 아웃풋이 먼저다.
티끌만큼 공부 했다면 그걸로 아웃풋하라.
그 지식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라.
그럼 피드백을 받게 된다.
《아웃풋 법칙》 中


명료한 답이었다. 어떤 사람도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시행착오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자신을 수정하면서 한 계단씩 올라가면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소설 연재를 시작하면서 깨달은 바와도 닿는 부분이 있었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나는 공모전을 잘 준비해서 '완벽한 상태'로 당선되어 단행본으로 데뷔할 꿈을 꾸었더랬다. 그래서 '등단할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폐관수련을 하면서 집구석에 박혀 글을 썼다. 그 길이 맞다고 생각했고, '당선만 된다면' 펼쳐질 꽃길을 상상하며 심사위원의 간택을 기다렸다. 공모전은 붙으면 모든 것을 가져가지만, 떨어지면 피드백조차 없이 낙방이라는 글자만 전달받는 구조이기에 성장에 유리한 구조는 아니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나는 공모전을 뚫을 실력은 되지 않았다.

공모전으로 써두었던 이야기를 고쳐 연재를 시작하고 나선 외려 놀라운 경험을 했다. 아직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내 글을 기꺼이 읽어주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다(?)는 것이었다. 긍정적인 피드백이 달리니 더 잘 쓰고 싶어서 퇴고에 신경을 쓰고, 레퍼런스 작품들을 찾아보면서 플롯을 보강하다보니 기대보다 나은 아웃풋으로 전보다는 나아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잘 쓴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다음 회차에는 전 편보다 더 나은 재미를 주고 싶고, '내가 느끼는 좋은 감정'을 익명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쓰다보니 폐관수련할 때는 느낄 수 없던 만족감으로 충만한 요즘이다.

저자는 '주는 사람'의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닌 기브 기브 기브를 권한다. '타인'과 '제공'이라는 키워드를 우선순위로 두고, 제공 받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도와주는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하되 무언가를 바라지 말라는 것이다.


내것을 나눠주고, 나눠주고, 또 나눠주다보면 피드백을 받게 되고, 그 피드백을 통해 더 성장해 양질의 업그레이드 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러다보면 기회가 생기고 다시 그 기회를 발판으로 더 성장해 나만의 영역을 확장해가는 선순환 메카니즘은 그저 '내가 뭐라고' 하는 마음의 소리를 무시하고 일단 아웃풋하는데서 출발한다.

아웃풋에 자격은 없다. 그보다 중요한 건 내가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였다.





unsplash.com

생각을 통해 울트라 셀프로 나아가는 방법


'그래! 이제부터 아웃풋을 내겠어!' 다짐해도 그 마음과 텐션이 오래가진 않는다. 피드백도 반응도 없는 공백의 기간을 견디다보면 다시금 '결국 성공한 사람이나 자기계발서 속 이야기는 다 남 얘기일 뿐'이라고 좌절할지도 모른다.

《울트라 셀프》의 저자 이리앨도 지식 큐레이터로서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도 이렇다할 답이 나오지 않아 "성공의 비밀은 무슨, 다 일장춘몽이지! 나 혼자만 거창한 꿈을 꾸고 있는 거야. 성공한 사람들은 이미 다 정해져 있어." 하며 좌절했던 순간이 있다고 한다. 근데 그런 생각을 한 순간 외려 그에게 깨달음이 찾아왔다.


자신이 콘텐츠를 만들며 '성공한 사람들이 일반인과는 다른 차별점이 무엇일까'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을 기준점 삼아 매일 노력한다면?'이라고 생각을 바꿔보았고 그제야 그가 찾던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우리의 가능성을 포기한다. 무엇이라도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으며, 언제라도 가능한 인간 내면에 있는 무궁한 잠재력을 '그건 남얘기야.'라는 말 한 마디로 차단해버린다. 이리앨은 한 일화를 통해 성공의 비밀을 간결하게 풀어낸다.

"저... 회장님. 부자는 도대체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습니까?"

회장은 한참을 고심하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돈이 되는 생각을 계속하세요."
《울트라 셀프》 中


기사는 회장처럼 되려면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차별점'이 있을 거라 짐작하며 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그저 '돈이 되는 생각을 계속하세요.'라는 뻔한 답변뿐이었다. 돈이 되는 생각을 하란 말은 그저 대충 답한 말일까?

돈이 되는 생각을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사람보다는
돈이 되는 생각을 항시 하는 사람이
돈이 되는 방법을 더 많이 궁리하고, 고민하고, 통찰하고, 공부하다보면
결과는 당연하게도 돈이 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저자의 표현을 빌려오면
지금의 '나'는 과거의 경험과 지식으로 심은 씨앗에서 파생된 존재다. 과거가 될 지금 이 순간을 내가 바라는 모습에 대해 계속 생각하며 산다면 미래에 만날 나는 분명 관성에 따라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와 다른 모습이 되어있을 터다.

다시 말해 살던 방식대로, 동물적인 본능에 굴복해 불평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비스트 셀프 상태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뛰어넘어 스스로가 원하는 삶을 선택하는 '울트라 셀프'로 나아간다면 백프로는 아니더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뿌려놓은 씨앗이 없는 사람은 망한 건가?
아니다. 비스트 셀프로 살아왔다는 걸 자각하고, 생각을 바꾸어 울트라 셀프로 낭가면 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씨앗을 뿌리고 그것에 대해 계속 생각하며 나를 원하는 상태가 되도록 행동하면 다른 결과값이 나올 터다. 이는 《아웃풋 법칙》과도 연동된다. 아웃풋도 타인의 니즈에 맞춰 행동하는 것 같지만, 세상과 주파수를 맞추며 나를 성장시키는 데 방점이 찍한다. 아웃풋은 씨앗을 뿌리는 과정이고, 꾸준히 쌓아간다면 결국은 모두 정상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unsplash.com

다시 '나는 결국 잘 될 거야'라는 믿음으로


자기계발서를 읽다보면 성공하는 사람들과 성공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되고 싶은 목표를 명확히 하라'다.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그것에 이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라는 이 말에는 두 가지 전제가 깔려 있다.

바로,
'나는 결국 잘 될 사람이야.'라는 무조건적인 자기긍정과
'타인의 장점을 흡수한다면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배움에 대한 믿음이다.

자기긍정과 배움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나처럼 '~할 자격'을 자꾸만 찾으며 실천을 미루며 스스로를 지금에 머물게 한다. 더 나아가 팔짱을 끼고 어떻게든 아웃풋을 내며 자기성장을 하는 사람을 비판하며 깔아뭉갠다. 그것이 못난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것이 가장 편하게 자기 자존감을 챙기는 방법이기에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럴수록 시도하는 사람과 가만히 있는 사람의 격차는 벌어진다.

이젠 나도 '잘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비루하더라도 세상에 내 콘텐츠(아웃풋)를 내놓으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발 한 발 나아가면서 내가 바라는 나,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재미와 감동을, 좋은 정보를 제공해서 다같이 정상에서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은 시작이라 추상적이고 막연하지만 다듬어 가보자. 내가 뭐라고에서 벗어나 나를 믿어보자.




이전 21화 [한국문학] 어쩔 수 없음 속에서도 '살아가는' 인간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