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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Dec 18. 2023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12월 3주차

2023.12.11~12.17

마무리 하는 시간들

이번주는 여러모로 마무리를 한 한주였다. 글쎄 연말이 이렇게 하나둘 매조지된다는 기분은 정말 몇년 만인지 모르겠다. 매해 연속성 속에서 살아가고, 그래서 내일은 뭐하지. 다음달엔 뭐하지. 내년엔 뭐하지 생각했었는데 올해는 아 끝났구나. 싶은 느낌이랄까.


우선 첫 연재 브런치북 [이요마 리뷰 아카이브 시즌 1]을 30편으로 마감했다. 읽는 시간 244분짜리 한 권을 완성했고 끝까지 갔다는 점에서 나 스스로가 대견했던 연재였던 것 같다. 다음 브런치북은 보다 기획에 신경을 많이 써서 고민을 한 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번째로는 2주+2주 진행한 엠프티폴더스 강연과 WRM 워크샵이 끝났다. 함께 준비한 엠디랩 에디터들이 있어서 잘 마무리지을 수 있던 것 같다. 아주 오랜만에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더 좋았고, 오신 분들도 마음에 불꽃을 품은 분들이었어서 나도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새해에도 이런 기회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는 공모전. 다 떨어졌다. 그래서 외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음 공모, 또 다음 공모 이어가보려다가 원고를 묶고 출간기획서를 잘 써서 원하는 출판사들에 투고를 할 생각이다. 언제까지고 될지도 안 될지도 모르는 확률 싸움에 내맡기는게 피곤해졌다. 왜 이 책이 출간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설득할 수 있도록 수정하고, 제안해볼 생각. 


한 해가 지나간다. 왜 이렇게 일이 안풀리지 시작했던 21년 말, 22년부터 시작해서 지하실 아래에는 더 깊은 심연이 있다는 걸 알게해준 23년이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왠지 바닥 찍고 턴어라운드 할 것 같다. 다가올 오늘들을 쌓아가며 괜찮은 내일을 만들어가자. 새해에는 잘 되어 보자.



https://brunch.co.kr/brunchbook/eyoma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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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hakgome/566


* 이번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골든 에이지 / 김희선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해야지 List

- 파견자들 / 김초엽

- 내 행동에 왜를 찾아보기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파견자들>, 김초엽, 퍼블리온, 2023


"우린 아직 범람체에 대해 아는 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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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엄... 기시감과 이질감과 김초엽의 느낌이 동시에 느껴지던 미묘한 작품.

처음엔 <꿈꾸는 책들의 도시>나 <듄>에서 볼법한 낯선 인명 + 지명 + 고유어들이 쏟아져서 세계관이 잘 안 그려졌다. (4글자짜리 지명은 결국 끝까지 인풋하지 못했다 ㅠ) 주인공 태린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의 나우시카 같은 진취적이고 자연친화적이고 내면의 갈등을 하는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 설정은 <아키라>의 한 장면이 떠올랐고, 메세지는 김영하의 <작별인사>느낌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 기묘함. 근데 이 모든 것들에 김초엽 스타일이 묻어있다. 그래서 참 이상하다.


지구 밖에서 온 범람체들로부터 지상을 빼앗기고 지하로 내려가 도시를 꾸려 생존한 인류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머리 속에 뉴로블록이라는 것을 장착하고 살아가고, 범람체라는 균이나 곰팡이에 가까운 불명의 것에 감염되면 미친사람(광증)처럼 행동한다는 설정. 제목이기도 한 파견자들은 지하도시 외곽 혹은 지상과의 경계면에서 범람체를 컨트롤(?)하는 직업을 말한다. 스포가 될 수 있기에 주인공에 대해선 살짝만 적어보면, 태린은 일생의 꿈인 파견자가 되기 위해 시험을 치는데, 광증테스트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뉴로블록이 자아가 생긴건지 내면의 목소리가 시험을 방해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리고 마지막 시험날 '그 일'이 벌어지면서 가지 않았던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되는데...


개인적인 감상은 빌드업이 조금 지루한 편이었지만, 작가가 '자아'라는 키워드와 '공생'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썼다는 건 뒤로 갈 수록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안드로이드의 이야기를 한 <작별인사>와 소재는 전혀 다르지만 비슷하다고 느낀 건, '인간의 개별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인생이라는 시간 동안 개별성을 획득해서 독립적인 자아로 살아간다고 믿지만 우주정신 아래에선 찰나의 순간인, 그리고 결국은 다시 통합될 존재라는 복잡한 메시지를 던졌던 그 책과 마찬가지로,


<파견자들>에서는 '군체'로의 사고를 언급한다. <행성어 서점>의 한 단편에서 읽었던 '늪'의 수많은 연결망들로 하나가 된 다층적인 사고, <방금 떠나온 세계>에 수록된 단편 <인지 공간>의 다수의 사람이 공유하는 클라우드 같은 체계처럼 김초엽의 소설에는 '개별 자아'라는 게 존재하는가. 유의미한가. 다른 이들과 공생하고 공존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이번 책에도 그런 고민은 이어지는 거 같다. 김초엽이 내린 결론은 '공존'이 가능하다. 같다.


'나'라는 존재는 온전히 독립적일 수 없고, 나 아닌 다른 것들이 결합되고 쌓여가며 만들어진 존재라는, 그래서 배척하고 분리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걸 택하는 개방적인 태도를 책에서는 보여준다. 공동의 목적을 위해 뭉치는 연대와는 다른, 조금 더 상위차원의 결합과 수용이라고 해야할까.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던 책.


2.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찰스 화이트필드, 빌리버튼, 2021


내면 아이란 우리 내면에 있는 핵심적인 부분을 가리키는 말로,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우리 자신이 있는 그대로 가장 진짜처럼 느껴지고, 활기 있게 느껴질 때의 자기 자신'을 말한다.


-

상호의존증은 자신의 의견과 감정, 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런 것들은 자기 내부에서 보내는 매우 중요한 신호이지만, 다른 사람들(대개 부모)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도 묵살하고 만다. 다른 사람의 욕구에 지나치게 초점을 두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는 돌보지 않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내면 아이도 억누른다.


________


✅이요마 노트


내면 아이라는 키워드를 다룬 책 중에는 그나마 괜찮았던 책. 다만 제목은 조금 에러인 거 같다.


상담도 받아보고, 심리학 유튜브도 보고 하다보면 '내면 아이'라는 키워드가 많이 나온다. 대개는 울고 있는 경우가 많은 그 친구를 명상을 통해 다독여주고 끌어안아주고 넌 괜찮아. 말해주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 과정이 어떤 이유로, 어떤 맥락에서 해야만 하는 것인지는 알겠지만, 시도를 많이해봐도 온전히 몰입해서 다독여주는 과정까지 가본 적이 거의 없다.


느낌으로 이해하고, 공감하고, 감정을 깨닫는 다는 막연한 과정보다는 조금 멋없지만 현실감있는 솔루션을 책은 제시한다. 요는 '나의 진짜 자아가 드러나도 괜찮을만큼 안전한 사람을 찾아(혹은 중독자 모임같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 모임에서) 아주 솔직하게 내 감정과 지금 상태와 마음에 대해 털어놓아라.'다.


그게 말처럼 쉽겠느냐만은 속에 쌓여있는, 시기를 놓쳐 방치했던 묵은 감정을 털어내야 털린다는 것. 다른 경험이지만 나도 <글리프>의 한 호에서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던 이야기를 글로 털어본 적이있다. 확실히 그렇게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숨기고 싶던, 보이고 싶지 않았던, 그래서 억지로 눌러두었던 감정에 대 털어놓고 나니, 그때부터는 조금 마음도 생각도 편안해졌던 기억이 있다. 완전히 안전한 사람을 구하기란 쉽지 않으니 글쓰기도 방법이겠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린시절, 부모와의 관계형성이 어그러지면서 남은 감각, 감정들이 나이를 먹어서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게된 건 불과 몇 년전이다. 크게 한번 자빠지고 나서야 그러면 안 되었구나. 내가 거짓된 자아로 모두에게 상처되지 않게 착한척 하면서 살았구나. 깨달았다. 내 마음이, 내 감정이 실제로 어땠는지는 그냥 착함 안에 가두려 했구나.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뒤늦게 분노와 원망과 미움이 소급되어 찾아왔더랬다. 시간을 들여 그 마음을 천천히 흘려보낸 다음에야 점차 내 마음에 솔직해져가는 요즘인 거 같다.


우리집은 ~하니까 바라서는 안돼. 라고 생각하던 어린시절의 내 마음을 이제는 다독여줄수 있다. 왜 안돼? 가지면 되지. 넌 가져도 돼. 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조건이 달린 다독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된 지금에서야, 그냥 있는 그대로 뭐 없어도 괜찮은 '나'를 지지하려고 노력한다.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을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살아와 버릇해서 그런지 바로 교정되진 않더라.


여하튼, 내면 아이의 감정, 보통은 '~할 자격이 없어'로 귀결되는 쭈굴해진 마음을 왜 들여다 보아야 하는지, 왜 내가 이런 마음을, 이런 행동을 하는지 사례와 함께 찬찬히 짚어주는 괜찮았던 책.




3. <삼척, 불멸>, 김희선, 위즈덤하우스, 2023


우리가 만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만진 게 되고 봤다고 생각하는 순간 보게 되고 들었다고 생각한 순간 듣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기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기억이 생성된다는 거지. 한번 생각해보렴. 넌 정말 삼척에 왔니? 바다와 하늘의 냄새를 맡았냐고. 갈매기와 눈은 마주쳤어? 아니, 그보다도 넌 지금 진짜로 날 보고 있긴 한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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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매트리스 밑의 '열쇠'를 찾으라는 유언을 듣고, 당신께서 찾아낸 진실을 따라가는 자식의 이야기. 양자역학, 시뮬레이션 우주, 평행 세계 같은 주제를 다른 단편에서도 많이 다룬 작가답게 철학적인 모먼트가 인상적이었다. 정말 삼척은 있는 걸까. 싶은 그런...


'나'는 아버지의 세계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그가 사진관 암실에서 무얼하고 지냈는지, 왜 가짜 삼척에 천착하는지, 비디오테이프로 삼척, 불멸 영상을 찍었는지도 말이다. 그러나 처음으로 알려고 한 순간부터 아버지의 삶은 '나'의 세계로 들어온다. 당신께서 말씀하신 대사처럼 기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기억이 생성되고, 감각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감각할 수 있는 것. 삼척이 진짜인지 아닌지보다 '나'가 아버지를 '생각'할 때 비로소 존재한다는 점이 책을 끝까지 다 읽고도 여운이 남았다.



우리는 알려하지 않는다. 알고 싶은 세상의 알고리즘 안에서만 살아도 살만큼 살고, 지킬만큼 지키고, 행복할만큼 행복하니까. 그러나 우리 주변, 아니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부모조차도 당신께는 당신의 세계가 있다. 알려고 하는 것. 생각하고 감각하려하는 그 마음이 나와 타자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하게 한 짧은 이야기




4. <앙심>, 전건우, 위즈덤하우스, 2023


나는…… 네가 평안해졌으면 좋겠다.

진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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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50페이지 내외의 짧은 분량 안에서 가장 <위픽 시리즈>에 부합하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었다. 공포 소설이라는 특징, 클리셰, 소름 포인트까지 적절하게 딱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만든다.


공포 이야기는 역시 '누군가에게 듣는 맛'이 아닐까. 괴담이라는 걸 당사자가 고백하듯이 대화로 풀어내는 연출은 이야기에 금방 몰입하게 만드는 것 같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 동거하는 애인 K의 상황이 오버랩되면서 '앙심', '복수', '살인' 같은 키워드가 '나라면?'으로 이어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저주(무고)의 특성인 내어주는 것이 있어야 이루어진다는 속성도 '그래서 무엇을 잃었을까?'에 집중하게 만드는 포인트로 적절하게 배치한 것 같다. 여러모로 구조적으로 배울 점이 많았던 이야기.




5. <만조를 기다리며>, 조예은, 위즈덤하우스, 2023


'하지만 그건 혼자서는 불가능해. 죽은 후에 몸이 산에 묻히는지 바다에 버려지는지 어떻게 알겠어?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죽어서도 날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이가 한 명쯤은 필요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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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위픽의 볼륨이 이정도만 되어도 참 좋을 것 같다. 뿌려놓은 단서들을 다 회수하고, 여운도 남고, 재미도 남는 이야기였다. 조예은 작가의 작품을 보다보면 참 즐겁다. 오컬트, 민간신앙, 사이비, 기현상 같은 소재를 다루면서도 인간적이고 동시에 따스하고 단단한 시선도 있다.


만조를 기다리며도 분류로 따지면 스릴러에 가깝겠지만, 긴장감이나 부담감 보다는 편안하게 재밌는 이야기 하나 잘 읽었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 이게 그만의 문체나 구성이 주는 편안함일지언데 신작으로 올수록 더 안심하고 읽을 수 있게되는 그런 느낌. 한 발 더 나아가서 더 파격으로 가는 작품도 기대되는 작가.




6. <반쪼가리 자작>, 이탈로 칼비노, 민음사, 2010


"온전한 것들은 모두 이렇게 반쪽을 내 버릴 수 있지."

바위 위에 머리를 기대고 누운 외삼촌이 꿈틀거리는 반쪽짜리 낙지들을 쓰다듬으면서 문득 말했다.

"그렇게 해서 모든 사람들이 둔감해서 모르고 있는 자신들의 완전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야. 나는 완전해. 그리고 내게는 모든 것들이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막연하고 어리석어 보여. 나는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건 껍질에 지나지 않았어. 우연히 네가 반쪽이 된다면 난 너를 축하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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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이도저도 아닌 처신으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너와 나가 아닌 내편과 네편으로 나뉘어 배척하는 프레임들이 난무한다. 한 쪽 진영을 선택해서 내 몸을 투신하는 것은 어쩌면 개개인의 개성이나 정체성이 투명해져가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도서관에서 <반쪼가리 자작>을 찾았다. 예전에 소설 수업을 들을 때 좋지 않은 일로 완전히 파괴된 어떤 작가가 이 책을 읽었고, 파편화된 작품을 써내려가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들었던 것 같다. 내용도 잘 모르고 얇아보이기에 스윽 집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투르크인과의 종교 전쟁에 나간 세상물정 모르는 메다르도 자작은 대포에 정면으로 맞아 몸이 두동강난다. 반쪽만 남은 자작은 기적적으로 살아남게 되고, 다시 자신의 영지로 돌아올 수 있었다. 문제는 마치 선과 악을 나뉘어 정확히 선만 도려낸 것 같은 악의 화신으로 돌아왔다는 것. 보이는 건 다 반으로 짤라버리고,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악행, 공포정치의 칼을 휘두른다. 그러다 마을에 사라진줄 알았던 자작의 남은 반쪽이 돌아온다. 반대편 자작은 선만 남은 존재. 두 사람은 저마다의 영역에서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결국 한 여자를 두고 최후의 결투를 벌인다.


절대악도 절대선도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원칙이나 논리가 있었고, 그에 부합하는 생활을 만들어갔지만 두 반쪼가리 자작은 자신의 기준으로만 처신했다. 그래서 후회는없겠지만 썩 아름다워보이지도 않았다. 조화, 밸런스, 균형. 어떤 단어든 양면을 가진 게 사람이고, 그 모든 면을 자신의 것으로 활용하는 게 가장 사람다운게 아닐까 하는 생각.


해설이 주는 감상포인트와는 핀트가 어긋나지만, 내가 <반쪼가리 자작>을 읽으며 느낀 건, 본질인 반쪽만 남겨 끝까지 가봐야 남은 반쪽을 다시 채워도 후회가 없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회색지대에서 유보만 하면서 이도저도 아닌 상태보다는, 어느 반쪽이든 내안에 숨겨진 자아를 드러내보고 경계까지 도달했다가 돌아오는 작업들이 선행되어야 조화도 찾아오는구나 싶은. 본의 아니게 새해에는 한번에 하나씩, 끝까지 마무리해가며 나아가보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결론이 좀 이상하지만, 어느 방향이든지 한쪽으로만 쏠리지 말고 다 열어놓고 가보자.




본 웹소설/웹툰

: 이번주는 없다. 요새 잘 손이 안간다.


보는 중인 웹소설/웹툰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웹툰] 차원을 넘어 이세계 아이돌

: 징버거가 드디어 등장했다. 오예!


2. [웹툰]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

: 나 귀여운 거 좋아하네..


본 영화

1. <도협 2>(1991)


✅ 이요마 노트(스포있음)


주성치 영화가 보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고른 영화.

웃기려고 만든 영화는 맞는데 우스운 영화는 아니어서 좋았다. <도협 1>의 임팩트가 강해서 이걸 어떻게 속편으로 푸나 싶었는데, 무려 1930년대 타임슬립 + 대체역사로 풀어간다. 기본적으로 주인공 아성이 초능력으로 도박을 하는 초능력배틀물인데, 별의별 것들을 다섞어놨는데 그 모든 장면에 주성치가 있다.


타임슬립 + 대체역사(중국입장의 친일파 척결) + 느와르 + 로맨스 + 초능력배틀 + 코미디 + 액션 + 뮤지컬 + 패러디까지 뭐하나 빠지지 않고 다 가져간다. 특히 사랑의 감정을 뮤지컬로 풀거나, 감옥에서 손을 맞잡는 장면 같은 '영화적인'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저예산 저퀄리티 다량생산 느낌 와중에도 '영화'임을 포기하지 않는 느낌이었달까. 그래서 참 좋았다.


웃음 코드도 거진 맞는 편이었는데 30년 전 영화의 감수성인지라 (남녀 가리지 않고) 사람 패는 장면 빼고는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주성치 영화는 다시 간간히 봐야겠다.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 이번 주는 없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파도여 들어다오>(2023) - 드라마

: 애니메이션과 일드를 동시에 한편씩 비교해보면서 보는 중


2. <스파이 패밀리 시즌 2>(2023)

: 아냐가 돌아왔다. 빨리 다음편을 주시오!


3. <릭앤모티 시즌 7>(2023)

: 드디어 애꾸눈 모티의 등장. 이해하기를 포기!


4. <이두나>(2023)

: 좋은 의미로 스토리 없어도 배우만으로도 이야기가 굴러가는구나 싶은 드라마. 1화에서 나아가질 않는다.



본 콘텐츠

1. [유튜브] 집착을 인정하면 삶은 원하는 대로 술술 풀린다 | 돈, 사람, 사랑에 욕심을 내도 되는 이유 | 끌어당김의 법칙 작동 원리

https://www.youtube.com/watch?v=5j6nrggQmOU

: 알고리즘에 추천해줘서 보게된 영상.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주는 게 편하고 받는 게 어려운 사람'이었다. 내것을 양보하고, 내어주는 건 오케이지만 남한테 무얼 받는 게 어려운 건 내 얘기였으니까. 그게 착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나탐채널에서는 그게 좋은 건 아니라고 말한다.

받고 싶은 마음, 가지고 싶은 마음 같은 집착이 없는게 아니라 억눌려 있는 감정이라는 것. 진짜 집착의 감정이 해소되어서 쿨하게 주는 것과, 내가 빼앗긴다는 마음으로 주는 건 전혀 다르다고 한다. 그 속마음에는 나도 받고 싶어. 나도 인정받고 싶어. 나도 사랑받고 싶어. 나도 빼앗고 싶어. 같은 억눌린 감정이 있다는 말이 조금 무서우면서도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 기저를 찾아보면 또 어린시절로, 다시 내면아이를 마주해서 '버림받을까봐 두려웠던, 그래서 늘 쓸모를 증명하고자 했던' 과거의 내가 있을 터다. 새해엔 척 하지 말고, 내 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고백하고, 드러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우울한 마음이 들어 에세이를 시작했다(9/10)

제목은 <좋아하는 것이 마땅히 없어서요>

https://www.millie.co.kr/v3/millieRoad/detail/5623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들 화개(華蓋) - 조만간 다시 시작!

https://millie.page.link/z2wQx



얼룩소에는 글을 쓰곤 한다. - 이제 브런치와 동시연재를 할 생각. 업로드분을 다 옮기는중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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