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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Jan 14. 2024

2024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1월 2주차

2024.01.08~01.14

이제는 움직일 때

지난 1년간 들고 있던 원고를 마감 후 출판사에 투고했다. 원고 자체로는 11개월, 아이디어 단계의 단편소설까지 치면 18개월 정도 만의 마감이다. 과정 중에 노이즈와 피드백이 범벅이 되어서 쓴 페이지보다 버린 페이지가 많았던 곡절이 있었기에 더 애틋하기도 하고, 지긋지긋한 과정이었다. 그래도 덕분에 한 단계 깨치고 나온 느낌이 드니 고맙기도 한 원고였다. 검토에는 한 달이 걸린단다. 기다리면서 다른 원고에 돌입할 예정.

요즘은 기분탓인지 다시 일을 벌이고 싶다는 의욕이 샘솟는다(?). 이번 마감도 그냥 1월 안에 해야지~ 상반기 안에 해야지~ 하면 차일피일 미뤄졌을 텐데 지난주 인풋노트에서 화-수 중 마감이라고 공수표를 던졌더니 말한대로 이뤄진(?) 경험을 하고나니, 일단 뭐라도 다 던져보고 회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주 목표는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소설 플롯 초안 작성(500매 내외 기준)으로 잡는다. 데드라인은 목-금까지.

이제는 지난 몇년간 응축했던 에너지를 발산할 때라고 생각한다. 더 움직이고, 더 행동하고, 더 나를 알려보자. 인스타를 설치한 이래 거의 안쓰던 스토리 기능도 열심히 쓰고, 투고든 공모든 나 자신을 많이 어필해볼 생각이다. 00하면, 00한 조건이 되면이 아니라 나는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도전해보고, 부족하면 보완하면서 나아가보자.


<좋아하는 것이 마땅히 없어서요> 시리즈는 마감하던 순간 느꼈던 모먼트에 대해 썼다.

https://brunch.co.kr/@hakgome/571


밀리로드에서 연재하는 <화개> 시리즈에는 작년 연말에 썼던 단편소설을 오랜만에 업로드했다. 올해는 자주 업로드하기를!

https://www.millie.co.kr/v3/millieRoad/episode/view/1317/17681


* 이번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여뀌 먹는 벌레 / 다니자키 준이치로 -> 노잼이라 하차

- 죄와 벌(상) / 도스토예프스키 -> 읽는 중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해야지 List

- 죄와 벌(상) / 도스토예프스키 -> 읽는 중

- 순례 주택 / 유은실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에디토리얼 씽킹>, 최혜진, 터틀넥프레스, 2023


-

에디토리얼 씽킹은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편집하고 구조화하는 일련의 사고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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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에디터로서 나는 다음의 두 문장으로 컨셉을 정의하고 이해한다. 첫 번째 문장은 '하고 싶은 말의 내용과 그것을 담는 그릇이 잘 호응하도록 정렬하는 기준점이 컨셉이다.' (...) 컨셉을 정의하는 나의 두 번째 문장은 '내 콘텐츠를 남이 소비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이다.


-

나는 핵심을 알아보고 구조를 조직하는 능력이 결국 타인에 대한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

세상을 보는 당신의 두 눈, 정보를 해석하고 세상과 호응하는 당신의 방식은 귀하고 소중하다. 뛰어나서가 아니다. 화려해서가 아니다. 유일해서다. 당신이 이 세상 누구와도 같지 않은 사람이어서 그렇다. 그러니 부디 질문하기를, 입장을 갖기를, 드러내기를!



________


✅이요마 노트

디자이너 준기(@loserjkp)의 추천으로 읽게된 책. 세상에 널린 정보들을 이용해서 어떻게 나만의 독창적인 관점과 아웃풋을 내는 '생각'을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작년에 엠디랩프레스가 참여했던 WRM 워크숍에서 준기가 정의한 '모으고, 분류하고, 발행하기'라는 개념과도 닿아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에디토리얼 씽킹은 내가 아웃풋을 내고자하는 것의 본질에 대해 먼저 깊이 생각한다. 전혀 다를 것 같은 주제, 소재, 이미지, 사물, 개념을 주르르 펼쳐놓고 그 각각의 노드를 연결해보고, 새로운 노드로 뻗어나가면서 링크를 늘려가본다. 그 안에서 발견한 나의 해석, 나의 시선이 닿은 기준을 만들고, 그것에 기초해서 자료를 선별적으로 모은다.


모으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는 보다 구체적으로 확장되고, 그렇게 '편집적으로 생각해서(에디토리얼 띵킹)'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적절한 매체에 적절한 표현 방식으로 담아, 이걸 읽거나 소비할 대상에게 의미가 되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나만의 입장을 가지고, 표현하라.'는 부분이었다. 돌이켜보면 최근 5년 간 내 삶에서 지워진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싶었다. 내 생각과 내 의견을 죽이고, 회사의, 팀의, 집단의 지향점에 백프로 맞추려 노력했던 건 크나큰 패착이었다. 물론 그 안에서 배울 점도 있었지만(특히 시스템), 행복하지 않았던 이유가 나를 버려가며 맞추려 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와서 돌아보면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건 두 가지 이유였다. 하나는 내가 나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껀 다 구려보이고, 난 뉴비의 입장에서 배워야할 존재라고 생각했다. 나도 나 나름대로 좋든 구리든 인사이트와 데이터가 있었음에도 내 안의 것을 싸그리 무시한 결과는 말로가 그리 좋지 않았다. 이젠 안좋으면 공부해서 보완해가더라도, 내 걸 활용해서 내 영역을 만들고 싶다.


두 번째는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나는 비겁했다. '그래 이건 회사가 하라했으니까. 내 의사랑 상관 없으니까.' 한두 번 의견이 엎어지고, 코멘트를 수렴할 때도 내 의사는 반영되지 않고, 점차 내 발언권이 없어지는 지경을 스스로 만들고 나선 나는 도망가고 싶었던 것 같다. 이건 내가 하고 있는 일이지만 내 건 아니야. 회사가 시킨 일이니까. 하면서 분리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 그때 좀 더 책임감을 갖고 내 주장을, 내 고집을 피웠으면 과거도 미래도 달라졌을 텐데 싶다. 앞으로는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입장 표명이 어려운 시절이란 걸 안다. 중립 기어라는 말이 어느때보다 많이 쓰이는 요즘, 나는 몇 년만에 내 주장을 하고 싶어졌다. 에디토리얼 씽킹을 활용해서, 또한 엠디랩의 '모으고, 분류하고, 발행하며' 툴을 활용해서 내가 책임질 것들을 만들어가고 싶다.



본 웹소설/웹툰

1. [웹툰] 차원을 넘어 이세계 아이돌 / 여비날, 남궁둘기


✅이요마 노트


뒤늦게 차세돌 완결까지 달렸다. 역시 2차 창작은 덕후가 만들어야 한다는 걸 보여준 성공사례가 아닐까 싶다. 특히 후반부의 'It's Beginning To Look A Lot Like Christmas' 커버 이미지가 나올 때는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 알고보니 웹툰에 참여한 여비날님 일러스트 였다는 것도 놀람포인트.


솔직히 스토리는 완전히 이해 못했다. 다만 르르-세구의 감정 묘사, 오가는 대화 뒤에 숨은 속마음 표현 때문에라도 몰입해서 볼 수 있던 모먼트. 3차 창작(?)으로 학교 축제 장면을 VR로 구현한 콘텐츠가 나온다면 엉엉 울면서 볼듯. 가짜 둘기는 멀리서 응원합니다...!



보는 중인 웹소설/웹툰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웹툰]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

: 나 귀여운 거 좋아하네..


본 영화

1. <킬링 로맨스>(2023)


✅ 이요마 노트(스포있음)


이렇게 뻔뻔하고 뜬금없고 맥락없을 수가 있나 싶었다. 총체적으로 난삽한게 내 코미디 취향을 정확히 저격했다. 영화 내내 뚝심있게 밀어대는 행복 vs 레이니즘 구도 하며 노래방 자막을 까는 연출하며 감독이 지 맘대로 만든게 참 좋았다. 그렇게 내 마음 속 5점 페이스로 잘 가다가 타조랑 대화하는 장면에서 뇌절하더니 나중에 화상대화를 할때는 짜침을 금할 수 없었다. 그것만 빼면 다 좋았던 코미디! 이선균 배우의 유작 중 하나라는 건 아쉬운 모먼트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1. <째깍째깍>(2018) 


오빠에게 조카 마코토를 찾으러 가달라고 부탁한 주리는 황당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남자와 아이를 납치했으니 30분 내로 돈을 들고 약속장소로 오라는 것. 돈도 돈이지만 하필이면 집에 차가 없었고, 걸어가면 약속 시간보다 늦을 수밖엔 없는 상황. 무리해서라도 찾으러 떠나려는 아빠와 주리를 할아버지는 붙잡는다.


그리고 찬장에 있던 돌 하나를 가져와 자신의 피를 구멍안에 넣는다. 순간 시간이 멈춘듯 세 사람을 제외한 모든 것이 정지된 세계로 진입한다. 그곳은 지계. 말하자면 천만분의 1초의 순간을 아주 길게 늘여 그들이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고 있던 것. 지계 속에서 주리는 오빠와 조카를 구해낼 수 있을까.


12부작이지만 내용으로는 단편에 가까웠던 스토리였다. 시간이 멈춘다면이라는 상상력에 나름의 규칙을 부과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건 흥미로웠고 와중에도 인물들의 전사를 드러내서 설득력을 높이긴했다. 다만 지계에 대한 설명이 길어지고, 빌런이 일을 벌인 목적이 조금 현학적이어서 그런가 뒤로갈수록 재미는 반감되더라.


각성의 방식은 <나루토>의 휴우가 일족, 그러니까 백안 능력자의 메커니즘과 비슷했는다. 눈이 하얘지면서 몸안에 있는 타와마니라는 해파리 모양의 기를 보거나 이용하는 방식. 표현은 신박했지만 작은 이야기다보니 매력이 다 보여지진 않은 거 같다. 다만 더 길어졌다면 지루했을지도 모르는 이야기기도 해서 제때 잘 끝낸 거 같기도 하고.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본 콘텐츠

: 이번주는 없다.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우울한 마음이 들어 에세이를 시작했다(9/10)

제목은 <좋아하는 것이 마땅히 없어서요>

https://brunch.co.kr/magazine/favoritenothing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이야기들 화개(華蓋) - 새해를 맞아 다시 시작함!

https://millie.page.link/z2wQx



얼룩소에는 글을 쓰곤 한다. - 이제 브런치와 동시연재를 할 생각. 업로드분을 다 옮기는중

https://alook.so/users/RKtj1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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