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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이 Jul 10. 2024

초당옥수수샐러드

아삭하고 달콤한 너를 어쩌면 좋니


제주에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기다려지는 먹거리가 있다. 한 여름이 오기 직전 6월 한 달 정도만 반짝하고 맛볼 수 있는 초당옥수수가 그 주인공. 육지에서도 알아주는 제주산 초당옥수수의 달콤함은 여름날의 습기를 기분 좋게 날려준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아삭한 식감을 돋보이게 해주는 샐러드로 재탄생했을 때 하나의 메인메뉴로 거듭난다.


여름을 알리는 노랑


신선한 제주산 돼지고기가 마트에 갈 때마다 유혹하기에 일부러라도 샐러드를 자주 해 먹으려고 한다. 육류가 들어가긴 하지만 기름기는 적게, 채소는 많이, 현미밥 또는 쌀국수를 가미하면 아이들도 한 그릇씩 뚝딱 비우는 든든한 한 끼가 된다. 동남아식 비프샐러드, 치킨누들샐러드도 단골메뉴이지만 초당옥수수 시즌에는 옥수수를 듬뿍 넣은 멕시칸 식 부리또볼이 우리 집 식탁에 자주 등장하게 된다.


초당옥수수샐러드



[Recipe]

1. 기름기가 적은 소고기 불고기감(또는 돼지목살)을 소금, 후추만 넣고 구워서 한 김 식혀놓는다.

2. 양상추는 채 썰고 토마토, 적양파, 오이(셀러리)는 옥수수알 크기와 비슷하게 썰어놓는다.

3. 현미밥(또는 잡곡밥)에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로 간해 놓는다.

4. 한번 찐 초당옥수수를 알맹이만 잘라 놓는다.

5. 강낭콩, 완두콩, 병아리콩 등이 있으면 함께 넣는다.

5. 큰 보울에 재료들을 가지런히 놓고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를 뿌리고 고수와 샐러드치즈를 올려 먹을 때 살살 섞어먹는다.



초록 양상추와 빨간 토마토, 보라색 양파와 노란 옥수수. 알록달록 무지개색이 한 접시에 담기면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한 달 한 달 달력을 넘길 때면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철재료를 어떻게 해 먹을까 고민하게 된다. 때가 되면 봄나물을 무치고 매실을 담그고 장아찌를 만들어 놓던 엄마의 바쁜 손이 이제야 기억이 나는 것 같다.


집 주면 밭에 씨가 뿌려지고 비가 오고 싹이 나고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보면서 3년 시골살이에 뼛속까진 아니어도 반 정도는 주부 9단이 된 것 같다. 육지로 가는 상품 말고 남겨진 파치는 일 년 내내 이웃에서 이웃을 건너 우리 집 문 앞에 툭 하고 놓아진다. 모양은 울퉁불퉁 고르지 않아도 넉넉한 마음이 담겨있어 정겹다. 시골살이의 가장 좋은 점이라면 제철재료에 담긴 나눔의 정 아닐까? 어제 늦은 저녁, 단호박 놓고 가신 이웃의 고마움에 내 몸은 또 건강해진다.


과일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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