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단어를 합쳐서 만든 커피 메뉴다. 카라멜은 설탕과 물을 일정 비율로 함께 넣어 오래 졸이면 만들 수 있는 소스인데, 마끼아또는 무슨 뜻인가?
이탈리아 말로 스폿(Spot)-마끼아또(Macchiato) : 얼룩이라는 뜻이다.
커피를 만드는 일반적인 순서는 에스프레소를 내린 후 컵에 먼저 담고 그 위에 포밍(Foaming) 한 우유를 따라 붓는다. 이때 손목을 이용하여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우유를 부으면 자연스럽게 우유와 커피가 고루 섞이게 된다. 이때 커피는 이미 컵 바닥에 깔려있으니 마끼아또, 얼룩이 어떻게 생길 수 있다는 것일까? 그래서 사실 카라멜 마끼아또는 매우 특별한 커피다.
만드는 순서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카라멜 마끼아또를 만드는 순서는
1. 바닐라 시럽을 넣고
2. 포밍한 우유를 컵에 먼저 담는다.
3.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붓기 때문에
4. 하얀 우유 거품 위에 커피 얼룩(Macchiato)이 남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로 카라멜 소스는 꼭 저런 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른 모양으로 만들 수 있지만 저런 패턴을 만드는 이유는 소스의 양을 일정하게 하기 위한 방책이다. 누가 만들더라도 비슷한 양의 소스를 얹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자 이제 묻고 싶은 것이 있다. 혹 카라멜 마끼아또를 받아 들자마자 섞어서 마시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 특별한 커피의 맛을 알 수 없다. 이 특별한 커피에 대해 모르는 것이다. 바닐라 라떼에 카라멜 소스를 추가한 맛이 될 터이니.
섞지 말자
섞지 말고 첫맛을 맛보자. 우유와 완전히 섞이지 않았으니 에스프레소의 진함과 우유 거품 위에 뿌린 카라멜 소스를 같이 맛보는 셈이다. 한 모금 한 모금 천천히 마시다 보면 컵 속의 우유와 에스프레소가 서서히 섞이면서 커피 맛도 따라 바뀌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원래 카라멜 마끼아또의 특별함이다.
이 재미를 알게 될 때쯤 컵의 바닥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컵 바닥에 여전히 무겁게 깔려있던 바닐라 시럽을 에스프레소 커피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먹게 된다. 찐한 단 맛과 바닐라 향이 입안 가득 남는다. 내가 금방 커피를 마셨던가...를 되새기게 될 것이다.
짧은 순간순간 변하는 맛을 알아가는 것
카라멜 마끼아또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아닐까 한다. 이 카라멜 마끼아또는 가장 잘 나가는 메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그러나 이런 특별함을 알고 마시는지는 궁금하다. 왜냐면 손님들 대부분은 커피를 건네받자마자 미리 섞는 것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가장 인상적인 손님은 이런 경우였다. 섞는 것도 귀찮았던지 카라멜 마끼아또를 주문한 후 *Upside down(거꾸로)이라고 덧붙여놓았다. 이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만드는 순서를 바꾸어서 특별해진 카라멜 마끼아또인데 그 순서를 도로 거꾸로 하라니. 나에게 카라멜 마끼아또의 다른 말은 업사이드 다운이다. 그렇다면,
업사이드 다운을 업사이드 다운해라!
이럴 거면 라떼에 카라멜 소스를 추가하는 게 더 나을 텐데 하고 나는 생각했다. 차이점이 있다는 말이다. 가격이 달라진다. 카라멜 마끼아또는 일반 라떼보다 가격이 비싸다. 소스를 추가하는 이상의 가치를 가격에 반영시켜 놓았다. 순서를 바꿈으로 만드는 사람에게 추가되는 업무 처리에 대한 비용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특별한 커피라 하여 돈을 더 지불해놓고선 도로 그 특별함을 빼라는 것이니 손님에게는 이중으로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돈은 더 내고, 맛의 비교는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물론 바쁜 손님에게는 귀찮음을 대신 해결하기 위한 지불 비용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캐러멜 마끼아또 커피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손님이 커피를 여유 있게 즐긴다는 것은 아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