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쿠나마타타 Jan 01. 2020

모든 바람직한 변화는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않다.

2020.01.01




        새해 첫 날과 일출, 카운트 다운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고 집착하는 맘을 갖지는 않는다. 


오히려 무던하고 평소같은 하루를 맞이하면서 오늘도 역시 행복하고 감사한 하루를 사는 것이 내가 하루하루를 엮어 가고자하는 2020년에 더 가깝다.


지난 한 해를 떠나보낸다는 아쉬움과 어정쩡한 미련은 언제나 새로 다가오는 한 해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동반한다.


어쩌면 연속되서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속성이 주는 당연한 감정일지도 모른다.


즉 살아가면서 시간으로 구성된 인생 속에서 new year 뿐만 아니라 모든 만남과 이별이 그러하리란 이치이다.





        이번 해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건 아마도, 나의 20대가 끝이 나고 30대라는 새로운 삶의 환경에 쳐해지기 때문이겠지. 


그러나 중요한 건 내 삶은 그 누가 하루를 기점으로 끊어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나다운 나이고 언제가 기점이라고 할 만큼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다.


모든 바람직한 변화는 시작과 끝이 분명하지 않다.


멈추지 않고 연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지 못했다고해서 1월1일부터 모든걸 지우고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나의 속도대로 내가 해오던 것을 꾸준히 하며 나를 사랑하는 또다른 하루의 내가 되고 싶다.





        2019년의 끝에서 나는, 이제야 시간이 흘러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을 어린아이와도 같았던 기분이다. 


'아 이렇게 행복한 하루가 가는구나.' '아 더 행복한 하루가 또 올수도 있겠구나.' 라며 마치 별다른 이치라도 꺠달은 듯이.


아마 혼자서기를 제대로 처음하느라 느끼는 감정이겠지.


자평하자면 나는, 요즘 가장 혼자서는 느낌이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요즘에서야 내가 진짜 혼자 섰구나 느낀다.


이 느낌이 사라지거나 방해받을까봐 두려운 마음이 들거라고 상상하곤 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자전거를 배운 사람처럼, 운전면허를 처음 땄을 때 처럼 믿는 구석이 생긴 느낌이다.


이미 체득한 나의 기술이고, 이미 확보된 나의 컨트롤 능력이다. 


언제든 어디서든 내게 무슨 일이 생겨도 나는 요즘 느끼는 나의 독립심과 행복감을 찾는 방법을 잊지 않고 다시 실행시킬 수 있다.


처한 환경과 목적은 달라질 수 있어도 나를 찾는 방법과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론은 변하지 않는다.





        20대의 나보다 30대의 내가 훨씬 더 기대되고 행복하다.


바로 이 방법을 찾았고, 이 방법은 절대 뺴앗기거나 잃어버릴 일 없는 나의 영원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나는 30대를 같이 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작가의 이전글 먼저, 단단해지고 사랑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