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고 있어요 5

(어머니)

by 박재현


열 살쯤 대중탕을 아빠랑 같이 갔다

목욕이 끝나고 바나나 우유를 사달라고 졸랐는데

아빠는 잔돈이 없다며 담배만 맛있게 피웠다


바나나 우유를 외치는 물기 남은 젖은 머리가

두꺼운 아빠의 손이 얹어져 빙글빙글 돌아갔다


앙심을 품었다


며칠쯤 지나

마루에서 힘껏 줄넘기를 하고 있는 땀 흘리는 젊은 엄마에게

아빠가 창피하다고 말을 했다


이유를 묻는 엄마에게

며칠 전 목욕탕에 있던 동네 아저씨들 중에서

아빠의 고추가 제일 작았다고

심지어는 나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때 엄마의 흔들리던 눈동자는

내내 기억이 난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그때부터 어머니가 아버지께 소리를 지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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