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방역을 가다

by 박재현


어릴 적 학교 가는 길에는

냇가를 따라 신대방역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역을 만들던 인부 아저씨들은

가끔 냇가로 내려와 떠돌이 개를 구워 먹었다


볼록한 둑길을 걸어 아래를 내려다보던 아이는

무서움을 뒤로하고 매달은 개를 때리는 아저씨들에게

돌을 던지곤 했다


아이의 돌은 한참을 못 미쳐 떨어지고

개 잡는데 정신이 팔린 인부들에게 꼬맹이의 악쓰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검게 그슬린 가죽과 발라져 뒹구는 뼈들과 소주병들을

인부들이 떠나고 나서야 조심스레 가까이 가서 보았다


집에 걸어오다가 바지에 똥을 쌌다

어머니는 빨래를 하시며 다 큰 녀석이 이게 무슨 일이냐며 혼을 내셨지만

아이는 창피하지 않은 척 맞서서 영문도 모르는 어머니께 소리를 질러 대들었다


얼마 후 동네 아이들과 새로 산 잠자리채를 들고

파란색 커다란 잠자리를 잡으러 그 냇가를 갔을 때에도

그 부근에 가까워지자 일부러 되돌아 내려갔다


사십 년이 지나 찾아가 본 문창초등학교에 다다르는 냇가는

낡은 지하철이 다니는 산책길이 되었지만

그 시절 매달려 몽둥이에 맞으면서 뱉어내던 개의 구슬픈 신음소리는


여전히 귓가에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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