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요양병원 간호조무사 실습생)

by 박재현


5층 남자 간병인과 복도에서 마주쳤다


가까이 오라고 손을 휘저어서 날 부른다


무서웠다


악당같이 생긴 얼굴로 웃으니 더 무서웠다


'왜 이래 이거, 나 반건조야'


좁은 가슴 최대로 펴서 젖히고 다가간다


주머니에서 처음 보는 중국 사탕을 한 움큼 꺼내어 준다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반강제로 쥐어준다


고맙다고 챙겨 넣으며 생각했다


'혹시 마약 성분이 있는 건가?'


'어쩌면 나를 중독자로 만들 속셈이 아닐까'


흑사회 중간 보스쯤 되어 보이게 무섭게 생긴 간병인이 무서운 웃음을 지으며 뭐라고 중국말로 말하며 내 어깨를 툭툭치고 간다


그런 거 안 들었다고 말하는 것 같다


한참을 주머니 속 사탕을 만지작거리는데 맞은편에서 수선생님이 지나가다가


"선생님 점심은 하셨어요?"


이렇게 물어온다


나이 많은 실습생이라고 '학생' '실습생' 이렇게 안 부르시고 처음부터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써주셨고 수선생님이 이리하시니 그 밑으로도 다 '선생님'으로 호칭 통일


참 고마우신 분이라고 생각하면서 사탕을 드렸다


항상 생각보다는 손이 빠른 반건조


"수선생님 점심 드셨으면 입가심으로 사탕 하나 드세요"


"아~ 선생님 이거 맛있는 사탕인데. 고마워요"


하나를 받아 들더니 껍질을 까서 바로 입에 넣으신다


저 멀리 가는 뒷모습을 보고 나도 사탕을 하나 얼른 입에 넣는다


나는야 뭐든 위험 요소를 꼼꼼히 체크하는 반건조 출신의 간호조무사 실습생


오늘 하루도 무사히 간호조무사 실습을 마친다





- 용어 정리 -


* 반건조 : 반 간호조무사, 반 건달인 정신건강보호사 (흔히 보호사라 불리지만 요양보호사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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