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주문은 오후 7시까지 받는다. 커피 주문은 오후 8시까지 받고, 8시 30분부터는 매장 마감 청소가 시작된다. 시간에 맞춰서 안내 방송을 하는데 음식 주문은 종종 늦게까지 들어올 때도 있다. 7시 이후에는 커피 주문은 거의 안 들어오는데, 새로 입장한 손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음료나 아이스크림은 많이 팔린다. 퇴장하면서 더 놀고 싶다는 아이들을 달래는 수단으로 입에 하나씩 물려주시기 때문이다.
여느 때처럼, 8시가 넘어가면서 손님들이 슬슬 빠져나갈 무렵이었다. 두 명의 남자아이들이 풀이 죽은 채로 정글짐 앞에서 쪼그려 앉아있는 걸 발견했다. 그들은 인포메이션 쪽으로 다가가더니 한참 동안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청소하고 음료수를 채워 넣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오늘 영업이 종료되었다는 방송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청소에 들어갔다. 매장을 쓸고, 닦고, 청소기를 돌리고 아이들 장난감을 정리하는데, 아이들이 여전히 정글짐에 앉아있었다. 살짝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부모님의 전화번호를 물어봤다. 다행히 잘 기억하고 있었다. 휴대폰에 찍어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체 뭘 하길래 아이들을 두고 간 걸까. 아이를 키즈 카페에 맡기고 가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돈도 함께 맡기면서 먹고 싶은 걸 먹으라고 하거나, 미리 결제해주고 가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늦게까지 아이를 방치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아이들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돼서 계속 말을 걸었다.
한 명은 9살, 한 명은 6살이었다. 집은 이 근처가 아니라서 모른다고 했다. 할머니네 집으로 와서 다시 키즈카페로 차를 타고 왔다면서. 나는 한숨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아이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서 말이다. 매장은 9시까지 청소하고 문을 닫는다. 그럼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버리고 가기엔 양심이 너무 찔렸다.
사장님도 애들이 딱해 보였는지, 어린이 음료 2개를 가져다주셨다. 매장을 닫아야 했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을 매장 밖에 있는 의자로 내보냈다. 그때까지는 부모님이 와줄 거라는 희망을 품고 말이다. 청소를 끝내고 매장 불을 끄고 밖으로 나갔다. 어두컴컴한 밖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엔 얼어있는 아이들이 여전히 앉아있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우두커니 서서 서로 이야기를 했다. 나는 우선 아이들 옆에 앉았다. 아무리 그래도 초등학생 1학년밖에 안된 아이들을 이 밤에 버려두고 갈 수는 없었다. 다른 알바들에게는 먼저 가라고 했다. 나야 남는 게 시간이니까 큰 상관이 없었다. 아이들은 울지 않았다. 울면 우리가 더 곤란해지는 걸 아는 걸까.
그들의 부모는 여전히 연락이 없었고, 나와 다른 한 명의 아르바이트생만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부모님들은 이 아이들을 두고 까맣게 잊고 있는 걸까 궁금해졌다. 이건 방목이 아니라 방치였다. 9시가 넘어갈 무렵,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내게 먼저 들어가라고 말했다. 그녀는 일한 지 가장 오래된 아르바이트생이었는데, 그래서 더 책임감이 있나 보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같이 기다릴까, 아니면 들어가서 쉴까.
나는 자리에 일어났다. 아이들에게는 조심히 들어가라고,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걱정되긴 하지만,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있으니 괜찮을 것 같았다. 나는 걱정을 털어버리고 집으로 향했다.
다음 날, 키즈 카페에 출근해서 물어보니 9시 30분쯤 애들을 데려갔다고 한다. 미팅이 있어서 스마트폰도 못 보고 바빴다면서 말이다. 아이들을 키즈카페에 두고 간 날은 토요일이다. 토요일에 미팅을, 밤늦게까지 한다는 건 이해가 안된다. 사실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가 전화가 온지도 모르고 놀았던게 아닐까.
아이들은 과연 늦게 온 부모님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안도하면서 웃었을까, 아니면 왜 이제 왔냐고 화를 내며 울었을까. 만약 나라면 서운함에 울면서 화를 냈을 것 같다. 가족들에게 잊힌다는 건 무서운 일이니까. 방치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