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했던 키즈 카페에는 음료뿐만 아니라 요리도 상당히 많았다. 피자 3종류, 떡볶이 3종류, 덮밥 3종류, 파스타 3종류, 튀김 2종류에 우동까지. 덕분에 메뉴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많았다. 단무지, 김치, 피클, 꿀, 케챱. 커피와 음식이 같이 들어오면 헷갈리기 일쑤였다.
손님이 없을 때는 냉장고 청소하고, 커피 머신을 닦았다. 그럴 때면, 주방에 있는 쉐프님과 폰게임 하던 사장님이 담배 피우러 가는 경우가 잦았다. 나는 혼자서 수저의 물기를 닦다가 음식 주문이 들어오면 쉐프님을 찾아서 이리저리 해맸다. 사무실이 매장에 2곳, 그리고 흡연장 한곳이 있는데 카페에서는 거리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식 주문이 감자튀김 하나일 경우, 쉐프님이 귀찮다며 나에게 튀김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다름아닌 감자튀김. 이미 한번 튀겨진 감자들은 분류가 다 되서 비닐봉지에 담겨있었다. 기름 온도를 180도에 두고 넣고 4분 동안 튀기기만 하면 끝.
기름에 잘 튀겨진 감자튀김은 떠오른다. 그럼 뜰채로 건져서 기름기를 빼고 그릇에 옮겨 담는다. 여기에 파슬리 가루를 살짝 부려주기만 하면 한층 더 먹음직스러워진다. 대부분의 음식에는 데코레이션 용도로 이 파슬리가 올라간다. 그것만으로 더 맛있어보이는 게 참 신기하다.
그 다음에는 우동을 배웠는데, 이미 육수는 따로 만들어져있었고 냄비에 뜨거운 육수를 받아서 어묵 조금, 우동 사리를 넣고 팔팔 끓이면 됬다. 이런 간단한 요리를 배우면서 옆에서 쉐프님이 말하는 걸 들었다.
"요리는 원래 하기 쉬운거야. 근데 준비가 귀찮을 뿐이지."
감자튀김에는 3가지 종류가 있었다. 길쭉한 감자, 작은 원통형 감자, 덩치 큰 일반 감자. 알고보니 그걸 각각 대량 구매해서 직접 일정 분량대로 나눠서 담아논 거였다. 우동 육수도 미리 만들고, 파스타 소스, 피자 도우도 아침 일찍부터 준비한 거였다. 요리가 빨리 나오는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요리는 역시 귀찮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감자튀김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동시에 만들면서 주문을 받는 나를 보면서 역시 괜히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