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키즈카페 - 계산은 여동생이

by 글도둑

카운터에서 어린이용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팔다보면, 어린이 손님이 와서 사갈 때가 가끔 있다. 그들은 작은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용돈을 꺼내 계산한다. 종종 돈을 던지는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손하게 카운터에 올려두는 편이다.


그날은 유난히 손님이 없었다. 머리카락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은 남자 아이와 핑크빛 드레스같은 옷을 입은 여자 아이가 와서 구슬 아이스크림 두개를 내밀었다. 그러더니 여자 아이가 나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아이스크림 두개 얼마에요?"


통통하게 오른 볼살도 핑크빛이였는데, 뛰노느라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듯 했다. 나는 하나에 3천원씩, 총 6천원이라고 말해주, 소녀는 비싸다고 중얼거리면서 만원짜리 한장을 내밀었다. 계산을 하면서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보다 키가 더 크고 통통했기 때문에 당연히 누나인줄 알았다. 그때 여자 아이가 소리쳤다.


"오빠! 이거 계산했으니까 가져가!"


여자 아이가 동생이었다. 소녀는 목에 걸린 지갑에 잔돈을 주섬주섬 집어 넣으면서 남자 아이를 불렀고, 그는 쪼르르 뛰어와서 아이스크림을 집고 다시 뛰어나갔다. 그녀는 얼굴을 살짝 찌푸리더 인사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다. 나는 그 소녀에게 구슬 아이스크림은 꼭 앉아서 먹으라고 말해줬다.


문득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엔 여자 애들이 나보다 더 덩치가 컸던 게 기억났다. 그 여자 아이가 꽤 성숙한 듯 싶었다.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면, 여동생이 오빠를 돌볼수도 있는거구나. 동생이 돈관리를 할수도 있는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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