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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Feb 06. 2017

막연함

막역하다. 퇴사를 하고 나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있다. 돈벌이는 안되더라도, 돈벌이로 만들거라며 큰소리 치고 있다. 그렇게 살아온지, 3개월이다. 딱 3개월만에 별에 별걸 다 하고 있다. 에디터 활동, 기자 활동, 서평, 수필까지 말이다. 아, 여행기도 쓰고 있다. 소설도 쓰고 나서 다듬고 있다.


하고 싶은 걸 다 한다. 그런데 내 목표였던 글로 밥벌이 하기 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막연함에 대한 두려움이 불쑥 치솟았다. 내가 지금은 괜찮아도 일년, 이년이 지나면 과연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나를 좀먹는다. 자칭 '현실주의자'인 내가 현실을 버리고 꿈을 선택한 이후로 '막연한 기대'는 악몽과도 같았다. 눈앞에 보이는 뭔가가, 미래로 이어질 뭔가가 필요했다.


그런데 아직은 아니다. 아직 내 정신이 악몽에게 잡아먹히진 않는다. 막연함이 아직은 희망으로 보인다. 그전에 나는 제대로 된 돌 다리를 만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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