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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Mar 10. 2019

밴드 O.O.O

물음표

친구의 추천이었다. 이 밴드의 노래를 듣게 되었을 때, 오래간만에 재밌는 인디 밴드를 찾았다고 생각했다. 밴드 O.O.O는 공감 가는 가사와 몽롱한 듯, 선명한 보컬으 목소리 덕분에 재밌게 듣게 된다. 마음이 조금 힘들 때, 울적할 때, 들리는 멜로디와 가사는 일상에 지쳤던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나의 모든 꿈들아

그렇게 우리는 모두 사라진 대도

또 어쩜 아닐지 몰라.


- 아침 


나는 흔히 말하는 대중음악을 잘 듣는 편은 아니다. 음악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다. 다만, 취향이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을 좋아하고, 장범준, 허클베리 피, 가리온, 볼 빨간 사춘기, 루카스 그레이엄, 에드 시런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은 많지 않다. 가끔씩 다른 사람의 폰에서, 길거리에서, 라디오에서 듣는 노래를 기억했다가 나중에 내 플레이 리스트에 추가하고, 그 가수의 다른 노래를 찾아보다 팬이 되는 경우가 전부다.


때문에 좋아하는 노래가 생가면, 가수가 생기면 한동안 그것만 계속 듣는다. 지겨워질 때까지. 최근에 꽂혔던 노래는 영화 ost였다. 위대한 쇼맨에서 나왔던 노래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서 나왔던 노래들이었다. 그다음이 바로 O.O.O였다. 한동안 안 듣다가 다시 찾아들었는데 새로운 노래가 꽤 많았다. 노래를 들으면서 공감 가는 가사가 너무 많았다.


'난 내 맘속에 너를 묻고

눈물 흘려 꽃을 피울 거야

혹 내 하루가 서글플 땐

너의 꽃은 부쩍 자랄 거야.'

- 꽃(개화)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은 가사가 좋다. 내 취향인 가사들이 어울리는 목소리와 함께 귓가를 울리면, 흠뻑 취해서 듣게 된다. 가사를 곱씹으면서 나에게 있었던 비슷한 추억을 떠올린다. 한동안 음악을 반복해서 듣다가 다른 음악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한참 뒤에 그 노래를 듣게 되면, 그 음악을 듣던 때가 떠오른다. 그땐 내가 뭘 했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이때는 뭘 했었는지 생각난다.


'왜 항상 사랑의 시작은 질문일까

사람 둘 질문과 질문을

더한 게 사랑이라'


-?(물음표)


음악을 듣다 보면 태반은 사랑 노래다. 그중에서 설레거나, 예전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노래는 많지 않다. 그냥 보고 듣다가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은데, O.O.O가 들려주는 사랑 노래는 이상하게 정이 간다. 보컬의 음색이 취향에 맞아서 그럴까, 아니면 가사가 마음에 들어서 그럴까.


'푸른 달이 떠올라 또 너를 비추면

푸른 맘이 가득 찬 그땐 나에게 올래

푸른 맘이 가득 찬 네가 나에게 오면

모든 밤이 따뜻할 나를 너에게 줄게'

- 푸른 달


앞으로 한동안은 O.O.O의 음악을 듣고 있을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이 밴드의 음악을 듣게 되면 어떤 추억이 떠오를까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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