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종강 이후

취미 생활

by 글도둑

일과 학업을 병행한다는 것은 멀리 사는 친구와의 단절을 뜻한다. 물론 억지로 만나려면 만날 수는 있다. 꿀 같은 낮잠과 밀려오는 과제를 포기한다면 말이다. 때문에 종강하게 되면 밀린 숙제를 해치우듯이 친구들을 만나고 취미 생활에 매달린다.


여름에는 서핑을 하고, 겨울에는 보드를 탄다. 친구네 자취방에서 포커를 치기도 하고, 독서모임에 더 자주 나가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최근에는 로스팅을 시작했다. 커피를 볶으면서 드라마를 본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같이 대학 다니는 동기들이 하루가 36시간이냐고 물어볼 때가 있다. 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냐고, 왜 이렇게 힘들게 사냐고 물어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힘들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서 하는데 뭐가 힘들까. 힘들면 잠시 쉬어가면 되고, 질리면 다른 걸 하면 된다. 그렇게 다양한 취미에 손을 뻗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내향적인 사람은 집 안에서 체력이 회복되고, 외향적인 사람은 집 밖에서 체력이 회복된다고 한다. 나는 집 안에서의 시간도, 집 밖에서의 시간도 필요하다. 집에서는 신체적인 피로, 밖에서는 정신적인 피로가 회복된다.


종강 이후, 집에서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쓴다. 밖에서는 독서 모임을 하고 포커를 치고, 운동을 한다.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돌아다닌다. 그렇게 활동을 하고, 쉬고 나면 또다시 한 학기를 버틸 체력이 보충된다.


학기가 시작될 무렵에는 새로운 취미 하나를 가지고 돌아간다. 새로운 취미는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이 되어준다. 대신 다른 취미는 잠시 쉬지만 말이다.


종강 이후가 학기 중 보다 바쁜 듯싶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