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남자아이가 자위하는 모습을 보고서 '다행'라고 감정을 느꼈다면 이상한 걸까.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끝까지 보고 나서 나는 오티스의 마지막 모습에 다행스러움을 느꼈다. 시즌 1 내내 그를 괴롭혔던 문제였으니까.
우리는 전부 어딘가 고장 나 있다. 여기서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고장 난 걸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오티스는 전자에 속한다. 그는 자신이 섹스에 트라우마를 가졌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 원인에 대해서도 너무나 잘 알았다. 그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성(sex)에 대한 깊은 지식을 얻는 동시에 트라우마 또한 얻게 되었다.
오티스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의 모든 이들이 하나 이상 고통을 품고 있다. 그 고통을 어떻게 해소하고, 어떻게 접근하는지 사람의 성격과 교육에 따라서 극렬하게 나뉘는 것이 드라마의 묘미다.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유쾌하면서 가볍지 않게 표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작품은 수작이다. 청소년이 가진 고민과 외로움, 트라우마를 표현하면서도 재밌고 유쾌하게 만들었다.
시즌의 끝에서 오티스가 자위라는 하나의 장벽을 넘어섰듯, 다른 인물들도 자신을 감싸고 있는 알 껍질을 깨부수며 성장해간다. 드라마의 마지막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생각을 들게 만든다. 화려한 떡밥의 끝에서 우리는 다가올 시즌 2를 기대하게 된다.
시즌 1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나'에 대한 깨달음이다. 누군가는 사랑을, 트라우마를, 몰랐던 정체성을, 용기를 깨닫는다. 깨닫고 나서야 우리는 한발 더 내딛게 된다. 마침내 '욕구'가 더럽지 않다는 것을 체득한 오티스처럼 우리는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