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비대면의 단점

by 글도둑

벌써 수업을 한번 빼먹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개강일자를 몰라서. 비대면 수업이라서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대학 동기들과 연락할 일이 없다. 이번에도 영상 녹화 강의겠지라는 가벼운 마음가짐이 불러일으킨 화였다.


졸업을 코 앞에 둔 4학년 2학기. 4개의 과목 중에서 1과목만 실시간 줌 수업이었다. 알람 따위는 꺼둔 지 오래라 수업이 끝난 뒤에나 교수님이 보낸 줌 코드를 읽었다. 비대면 수업은 장점이 정말 많다. 우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영상을 2배속으로 볼 수 있다. 출석 기간도 일주일 정도 된다. 시험 대신 과제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학점도 상향 평준화다.


이는 단점과도 직결된다. 무엇보다 비대면 강의의 가장 큰 단점은 '귀찮음'이다. 나중에 몰아서 해야지, 지금은 틀어만 놓고 시험 때 다시 들어야지. 그렇게 뒤로 미뤄놨던 수업들이 나중에는 한 번에 밀려온다. 기간이 넉넉한 만큼 까먹기 쉽다. 게다가 학점이 상향 평준화가 된 만큼 과제를 까먹거나 출석을 까먹으면 학점이 훅훅 내려간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업을 듣지 않는다.


대면 강의는 앞에 교수님이 있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듣게 된다. 그러나 비대면 강의는 너무나 자유롭다. 컴퓨터 앞에서 강의를 틀어두고 딴짓하기 너무 편하다. 덕분에 수업 때 뭘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게 대학 생활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번에 신청한 과목은 재밌어 보이는 수업으로 신청했다. 영화와 관련된 과목 위주로. 문제는 그만큼 영화를 보고 해야 하는 과제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도 글 쓰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대학 생활을 해봤자 남는 건 결국 글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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