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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커피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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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Sep 13. 2021

3. 커피 화학 시간

커피 맛을 내는 화학물질

커피엔 정말 많은 화학물질이 담겨있다. 열을 가하는 과정인 로스팅을 거치면 원두 속에 있는 물질들이 많이 사라지거나 변질된다. 생두 보다는 볶은 뒤의 커피 원두에 어떤 성분이 있는지 알아보자. 카페인, 다당류, 멜라노이딘, 커피 오일, 미네랄, 리그닌, 클로로겐산, 자당, 펙틴, 알리파틱산, 디테르펜, 키닌산, 트리고넬린, 카페인. 더럽게 많다. 이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친구들만 조금 더 알아보자. 카페인은 했으니 앞서 했기 때문에 제외하고 말이다.


향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학 성분은 산 성분과 케톤, 알데히드이다. 커피 속에는 주로 클로로겐산이 많으며 그다음은 구연산이 많다. 그 외 사과산, 초산, 인산 또한 함유되어 있다. 케톤과 알데히드는 산소와 탄수화물의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수십 가지의 케톤과 알데히드가 들어있으며 그들은 각각 다른 향미를 지닌다. 화학물질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정말 화학 시간이 되니 넘어가도록 하자. 결국 이 화학 성분이 있다는 것과 어떻게 작용하는지가 중요하니까 말이다. 이 다양한 성분들이 다양한 향을 생성한다고 한다. 수십가지의 화학물질이 수십가지의 향을 만들어내니 어떤 성분이 어떤 향을 만든다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커피에 가장 많이 함유된 당류는 자당으로 로스팅 과정 중에 상당 부분이 파괴된다. 자당 같은 탄수화물은 마이야르 반응에 필수적이며 커피의 풍미의 주요 원천이 된다. 당이 갈변하는 과정을 이루며 이를 캐러멜화(캐러멜 라이징)라고 부른다. 그런데 마이야르도, 캐러멜화도 똑같이 갈변현상을 만들어내는데 둘은 뭐가 다른 걸까.


두 현상 모두 요리에서 다양한 맛을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 둘은 명확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단백질'이다. 캐러멜화 반응은 단백질이 포함되지 않는 당류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이다. 마이야르 반응은 고기와 같은 단백질이 가득한 환경에서 일어난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설탕이나 시럽에서 열을 가해서 일어나는 반응이 캐러멜화로 당에서 수분을 제거하며 일어나는 반응이라 볼 수 있다. 캐러멜화가 일어날수록 단 맛은 줄고 쓴맛과 신맛이 증가한다. 반면 마이야르 반응은 당과 단백질에서 일어나는 반응으로 감칠맛을 생성한다. 마이야르가 감칠맛을 생성한다면 캐러멜화는 신 맛, 쓴 맛, 과일 향, 캐러멜 향, 견과류 향이 나는 각종 화학물질을 생성한다.


공부를 하면서도 참 알아야 할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생두를 가열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화학 작용들로 인해 '맛과 향'이 생긴다는 점이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반응은 결국 마이야르와 캐러멜화라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간단하게만 집고 넘어가자. 생두에는 많은 화학물질이 있지만 로스팅이라는 과정을 거쳐 화학 작용이 발생한다. 특히 마이야르와 캐러멜화가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커피의 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화학 시간이 참 길었다. 근데 커피의 풍미는 어떻게 평가할까. 맛이라는 영역은 객관화, 수치화하기 참 어려운 분야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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