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고 쫓기는 우리 인생
언제부터인가 '추노'라는 단어가 많이 쓰인다. 드라마 추노에서 따온 단어로 도망 노비를 쫓는 사람을 부르는 단어였다. 그래서 종종 일하러 왔다가 도망치는 사람들이 '추노 찍었다'라는 드립을 치기 시작했다. 추노 찍었다는 더 짧게 '추노 했다'라고 변했다.
이 단어가 생각난 이유는 오기로 한 새 직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이 온다고 금요일에 대청소도 하고 책상도 깔끔하게 비워놨는데. 심지어 직원을 위한 의자도 주문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새로운 직원은 얼굴도 보기 전에 사라져 버렸다.
알바를 하다 보면 추노 사례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잘 출근하던 사람이 갑자기 새벽에 못하겠다고 문자를 보낸다거나, 오늘 출근인데 연락이 안 된다거나. 그런데 정규직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을 줄은 몰랐다. 진작에 말했으면 적어도 의자를 새로 사진 앉았을 텐데 말이다.
나는 나름 만족하면서 일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작업 환경이 영 좋지 않게 보였을 수도 있다. 일하는 곳은 외딴곳에 덩그러니 있다. 역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데 엄청 구석진 곳에 있는 허름한 창고다. 로스팅과 커피머신 AS센터가 같이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넓은 공간을 저렴하게 이용하려면 교통 편의성이든 뭐든 포기해야 하니까.
아르바이트하면서 봤을 때 업무의 강도가 높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상사가 있지는 않다. 나름 자유롭고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런데도 꽤 오랫동안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연봉이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얼마나 주는지 궁금하지만 찾아볼 정도로 궁금하지 않아서 관뒀다. 추노 하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까. 아무리 힘들더라도 미리 말하고 관두면 서로 편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