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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커피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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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an 07. 2022

더하이엔드 카페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로투스 스모어 쿠키를 합쳐서 칠천 원이었다. 가성비는 괜찮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견과류 같은 고소한 느낌이 살짝 맴돌다가 금세 씁쓸한 맛으로 뒤덮였다. 그리고 쌉싸름한 느낌을 넘어서 텁텁한 쓴 맛이 느껴졌다. 입안에 묵직하게 맴도는 쓴 맛. 스모어 쿠키를 샀는데 안에 있는 마시멜로가 찐득해서 잘 쪼개지지 않았다.


쿠키를 먹고 커피를 마시니 더욱 쓴 맛이 올라왔다. 에스프레소 블렌딩은 두 종류였다. 하나는 '하이', 하나는 '엔드' 블렌딩이라고 되어있었다. 고소하고 단 맛 위주의 하이 블렌딩과 산뜻하고 상큼한 느낌의 엔드 블렌딩. 내가 주문한 하이 블렌딩은 씁쓸한 탄 맛이 강하게 났다. 



매장 분위기는 여유로웠다. 평일 오후에 가서 그런가. 다양한 브런치 메뉴판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다. 브런치, 빵, 커피 원두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내가 앉은 테이블 밑에는 이상한 구조물이 달려있어서 테이블 밑으로 다리를 집어넣기 어려웠다. 매장은 가벽으로 두 공간을 분리해놨다. 창문으로 밖을 볼 수 있는 안쪽과 넓게 트여있는 바 쪽 공간. 안쪽 공간은 창문으로 밖을 볼 수 있지만 밖이 도로와 건물로 막혀있어서 오히려 좁은 기분이었다. 층수가 높거나 건물이 가리지만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 카페였다. 커피는 원두 자체가 탄 건지, 과다 추출인지 모르겠다. 다만, 추출량을 줄이거나 얼음 대신 물의 양을 조금 더 늘려서 연하게 마시면 더 괜찮을 것 같다. 또한 스모어 쿠키 종류는 마시멜로를 살짝 녹여서 제공하면 더 맛있을 듯싶다. 판매하고 있는 원두 종류는 다양했지만 시향을 할 수 있는 병에 먼지가 쌓여있었다. 열어서 냄새를 맡아보니 향이 잘 나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교체해줘야 좋을 텐데.


만약 다시 방문할 일이 생긴다면 엔드 블렌딩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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