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커피장비 거래를 하기 위해서 찾아간 곳은 안양이였다. 가게를 내놓았다며 조금씩 물건을 처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카페들은 대체 어떻게 버티고 있는 걸까 싶다. 로스터를 분리하고 카트에 내려놨다. 용달차를 기다리면서 아메리카노와 쿠키를 하나 주문했다.
나무로 만들어진 바 공간이 한국스러운 느낌을 준다. 아메리카노는 세 종류였다. 고소한 느낌의 올웨이즈, 청량한 느낌의 그린, 그리고 디카페인. 직접 로스팅하신 커피라고 했다. 스모어 쿠키의 식감이 좋았다. 딱 적당한 쫀득함. 쫀득하면서도 포크나 나이프가 쉽게 떨어져서 먹는데 불편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당연히 아이스로 주문했다. 커피는 고소하면서 살짝 산뜻한 맛도 스쳐지나갔다. 견과류의 고소한 맛과 쌉싸름한 단 맛도 느껴졌는데 덕분에 쿠키와 잘 어울렸다.
주황색 트레이 말고 우드톤으로 밀고 가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카페의 색이 화이트톤과 우드톤이라서 튀는 색이 들어오는 게 나쁘지 않다. 주황색 말고 어울리는 다른 색이 뭐가 있을까. 샛노란 색? 아니면 아예 빨간색? 이쪽은 잘 모르겠다. 요즘에 웬만한 카페는 종이컵홀더를 쓰지 않는다. 대신 종이컵을 겹쳐서 준다. 뜨거운 음료는 무지 종이컵과 프린팅 된 컵을 끼워준다. 라테 종류는 그냥 프린팅 된 컵에 담아주고. 아이스는 전부 플라스틱 컵과 프린팅 종이컵을 끼워준다.
컵홀더 대신 프린팅 종이컵을 끼워주는 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컵홀더라는 재고를 삭제시킨다. 재고 정리할 때 규격이 다른 제품은 관리하기 귀찮다. 쌓아두기 귀찮달까. 또한 컵홀더를 쓰기 위해서는 보관함도 따로 필요하다. 바리스타 입장에서 컵홀더를 씌어주는 것보다 컵을 하나 더 겹쳐주는 게 편하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귀찮은 요소가 하나 줄어드는 셈이다.
반면 프린팅 종이컵이 단가는 더 비쌀 걸로 예상된다. 그러나 보온이 되면서도 너무 뜨겁게 느껴지지 않게 해 준다. 또한 응결 현상을 막아주기도 하다. 컵홀더 보다 뛰어난 성능으로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쁘다는 점이 가장 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