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 에스프레소 커피와 엣 디 엔드
요즘엔 에스프레소가 유행하고 있다. 궁금해서 찾아봤다. 주로 서울에 많았다. 그나마 가까운 수원 행궁동에 가기로 했다. 인스타로 찾아보던 중, 가 오픈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먼저 가봤다. 브루 에스프레소 바라는 이름의 장소. 작은 테이블 3 ~ 4개가 간신히 들어갈 법한 공간이었다. 야외에 거울과 의자 2개가 나와있었다. 낮은 테이블과 불편한 의자, 좁은 공간의 조합이 공간을 불편하게 만들어준다. 덕분에 테이블 회전율은 높을 수밖에 없다. 사람이 많이 온다면 말이다.
에스프레소 라인업은 이름이 참 어렵다. 스트라파짜토, 이니지오, 쇼콜라 등등. 나는 가장 쉬운 이름의 쇼콜라를 주문했다. 이탈리안 초콜릿, 킨더 한 조각이 같이 나온다. 초콜릿을 에스프레소에 넣고 녹여서 마시는 거라고 한다. 고소하면서 쌉싸름한 에스프레소와 달콤한 초콜릿이 잘 어울린다. 원두 자체도 카카오나 다크 초콜릿 같은 뉘앙스가 나와서 맛있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음료가 너무 달았다. 에스프레소 또한 안에 설탕을 넣어서 샷을 추출해줘서 단 맛을 조절할 수 없어서 아쉽다.
작은 공간, 불편한 테이블, 과하게 달다고 느껴지는 음료. 아쉬운 점이 꽤 있다. 더 효율적으로 공간을 바꾸면 좋지 않을까 싶다. 차라리 서서 마시는 테이블로 채우거나 바 테이블 자리를 넓히면 좋을 텐데. 설탕 양은 줄이거나 따로 줘서 취향껏 넣어서 마시는 게 좋아 보인다.
같은 에스프레소 바라도 차이점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같은 날 방문했던 엣 디 엔드가 그렇다. 이곳엔 넓게 느껴지는 공간과 여유로운 분위기가 맴돌았다. 여기 또한 의자와 테이블이 불편한 편이다. 그러나 살짝 어두운 조명과 톤을 통해서 아늑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편안함을 느끼면서 불편하게 앉아있게 된다. 내가 갔을 땐 크림이 떨어져서 관련 음료를 주문할 수 없어 아쉬웠다.
이니지오를 주문했다. 스트라파짜토와 이니지오는 상당히 비슷하다. 크레마, 카카오 토핑이 올라가면 스트라 파짜토, 크림과 카카오 토핑이 올리 가면 이니지오라고 되어있다. 크레마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당연히 나오니까 결국 크림이 관건인 듯하다.
이니지오는 달콤 쌉싸름한 모카의 느낌을 살렸다. 단순히 크림과 카카오 파우더 토핑으로 모카 같은 느낌을 낸다는 게 신기했다. 이곳 역시 밑에 설탕이 깔려있었다. 너무 달지 않고 딱 좋았다. 만족스럽게 마신 후에 다른 음료도 찾아봤다. 그중에 레몬과 에스프레소의 조합이 있어서 궁금함 게 주문해봤다. 루체라는 이름의 음료. 설탕과 레몬즙을 밑에 깔고 그 이에 에스프레소 샷을 짧게 추출한 것이라고 한다. 작은 스푼으로 한번 저어서 쭉 마셨다. 좋은 생두를 잘 볶으면 나오는 과일 톤의 산미를 직접 레몬을 집어넣어서 구현시킨 듯했다. 상큼 달달한 느낌의 에스프레소가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신기했다.
로마노는 에스프레소에 레몬 한 조각을 올려주는데 직접 레몬을 짜서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착즙의 정도에 따라서 맛이 호불호가 갈리니 조금씩 짜서 마셔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시기 편한 건 루체였지만 리스트레토 샷이라서 양이 정말 적다.
에스프레소 바의 경험은 참 독특했다. 몇 번 더 가보면 메뉴판에 있는 설명만 읽어도 무슨 맛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에스프레소 바가 점점 더 늘어날까. 우리 동네도 생기는 날이 올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