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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un 12. 2022

35,000

자려고 누워있는데 진동이 울렸다. 곧 있으면 만료된다는 금손 포인트를 얼른 사용하라는 독촉 문자였다.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나서 어제저녁에 금손 포인트를 사용하려고 광고 입찰을 시도했다. 가격은 65,000원. '아이디어스'라는 곳은 판매자를 작가라고 부른다. 브런치에서도, 아이디어스에서도 작가인 셈이다. 신규 작가를 위한 가이드를 보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에 노출되는 시간을 구매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구매 방법은 경매였다.


가장 높은 금액은 6만 원이었다. 신규 작가로 유입되면서 5만 포인트와 3만 포인트가 주어졌고 나는 65,000원을 입찰했다. 그 뒤엔 신경 쓰지 않았다. 사실 아이디어스보다는 스마트 스토어를 주력으로 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아이디어스는 수수료 22%에 결제 수수료 또한 부담해야 한다. 같은 가격으로 팔면 손해다. 그래서 브랜드 홍보를 위해서 만들어놓기만 했다. 나중에 로스팅 클래스나 드립 클래스를 아이디어스를 통해서 열 수도 있으니까.


신경을 안 쓴 게 문제였다. 아침에 진동이 울려서 확인해보니 35,000원이 출금되었다. 왜지? 돈 나갈 일이 없는데. 계좌를 확인해보니 아이디어스로 출금되었다. 나는 분명 8만 포인트를 확인했는데. 비몽사몽 한 정신을 부여잡고 작가 전용 어플로 들어갔다. '5만 포인트 만료'가 적혀있었다. 불과 하룻밤 사이에 5만 포인트가 소멸되었고 그 덕에 3만 포인트와 함께 내 돈 35,000원이 지불되었다. 내가 등록한 카드로.


당연한 말이지만 취소는 불가능했다. 광고비로 지불한 셈이다. 그것도 쓸 잘 데기 없는 멍청한 광고비.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떻게 주워 담으랴. 나는 걸레를 들어서 물을 닦는 걸 선택했다. 그래, 적어도 브런치 글감은 하나 나왔으니까. 실수를 자양분 삼아서 어떻게든 스토어 팜 매출을 올리리라. 아이디어스는 이제 건들지도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https://smartstore.naver.com/blackmarlin

B 블렌드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보다 화사한 뉘앙스의 블렌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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