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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ul 03. 2022

에비앙으로 드립 커피를 내렸을 때

255, 에비앙의 총경도

물의 성분이 커피 맛에 영향을 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신기하게도 딱 마셨을 때 알 수 있을 정도로 유의미한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비싼 물일수록 더더욱. 반면, 물 자체로만 마셨을 때는 그렇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입에 달라붙는 느낌의 차이는 있었지만 블라인드 테스트하면 맞추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수, 아이시스, 에비앙. 이 3가지 물을 비교해서 커피를 추출해봤다. 4회 차 커피 모임의 주제였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마셔봤다. 정수의 경도는 체크하지 못했다. 블랙워터 이슈에서 본 자료에 따르면 아이시스는 55, 에비앙은 255의 총경도를 가진다. 총경도란, 단순하게 물 안에 성분이 많고 적음을 의미한다. 측정값은 단순히 많고 적음을 비교하는 수치로만 사용했다.


똑같이 원두 20g, 물 360g으로 추출을 했다. 시간대는 비슷했으나 에비앙이 상대적으로 추출이 오래 걸렸다. 가장 신기한 점은 맛의 차이가 확연했다는 점이다. 사용한 원두는 에티오피아 모모라 워시드 G1이고 로스팅 포인트가 낮은 편이었다. 약배전이니 산미가 잘 올라오는 편인데 정수와 아이시스에 비해 에비앙은 산미가 거의 없었다. 밍밍하다고 느낄 만큼.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에비앙 커피는 구수한 뉘앙스로 변했다. 커피 같긴 했지만 원두가 가진 맛과는 전혀 다른 맛.


콩 심은 데 콩이 나야 하는데 팥이 난 기분이었다. 커핑 했을 때 전혀 느껴보지 못한 맛이다. 사실 처음 실험 계획을 잡았을 땐 이렇게 차이가 극명할 줄은 몰랐다. 정수와 아이시스는 블라인드로 테스트하면 맞추기 어렵겠지만 에비앙은 눈 가려놓고 마셔도 맞출 정도다. 물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동안은 온도와 물의 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중요한 변수가 하나 더 생긴 셈. 커피를 공부할수록 더 신경 쓸게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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