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베이커리 카페-결제하기

by 글도둑

이번에는 3시까지 출근이었다. 지난번이 마지막이었던 남자 알바생의 시간대를 내가 나오게 된 것이다. 오후 3시부터 9시 30분까지, 휴식시간 30분에, 근무시간 6시간. 그리 힘든 일은 아니었다. 나는 버스를 타고 2시 55분에 도착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열심히 디저트를 만들고 있던 파티쉐들에게 인사를 하고 전방 홀로 나가서 일을 돕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도 오늘이 마지막 알바니까 최대한 많이 알려드릴게요. 하하."


지난번에 점장님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알바생들이 많이 그만둔다던 이야기 말이다. 일이 많이 힘들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단순히 알바이기 때문일까. 내가 처음으로 만났던 알바생들은 전부 바로 관둔다니. 참 신기했다.


"커피는 천천히 배우시고, 오늘은 프로모션과 마감 할인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이번 달에는 데네쥬뜨 바게트가 1+1 행사예요. 그래서 3,000원에 두 개를 드리는데 포장하기가 조금 번거로워요. 빵칼로 전부 다 썰어야 하거든요. 바게트 종류는 웬만하면 다 대각선으로 길쭉하게 슬라이스 해주시면 돼요. 그 외에는 고객님이 어떻게 커팅해달라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어요. 헤장은 원래 3,300원인데 이번 달만 2,000원이에요. 그리고 크루아상은 세트메뉴가 있어요. 아메리카노가 4,500원인데 1,000원 추가하면 크루아상도 하나 드리거든요. 또, 샌드위치, 밀푀유, 타틀렛, 에 끌레흐 종류를 고르신 경우, 아메리카노는 2,000원에 추가 가능해요. 아메리카노는 핫, 아이스 상관없이 할 수 있고요. 빵 이름은 거의 다 외우신 것 같으니까 오늘은 포스 기를 마스터 하시면 됩니다."


전방 홀은 매우 단순한 구조다. 내가 들어간 전방 홀은 앞에는 빵 진열대 두 개, 뒤에는 에스프레소 머신 하나, 냉장고 하나, 그리고 원두를 갈아주는 기계 하나, 싱크대 하나. 마지막으로 왼쪽에는 계산을 하는 카운터 테이블 하나. 나는 커피 머신은 건드리지도 않고 있었다. 그 밑에 있는 냉장고에는 과일과 사이다, 우유와 베이스가 잔뜩 들어 있었다. 원두를 갈아주는 기계 옆에는 각종 시럽들이 플라스틱 상자에 담겨 있었다. 바닐라, 헤이즐넛, 민트, 로즈, 슈가 시럽에 시나몬 파우더, 캐러멜 드리즐까지. 음료는 원하는 대로 해 먹어도 된다고 점장님이 말했었다. 포스 기는 결제하는 방법이 꽤나 까다로워서 아직 해보진 않았다.


그는 포스기 앞으로 가더니, 화면을 보여줬다. 다뤄야 하는 포스 기는 두 개로 하나는 태블릿 PC였고, 하나는 데스크 탑 모니터였다. 둘 다 터치로 할 수 있어서 편했다.


"여기 태블릿이 카드 리더기와 연결되어 있어요. 그리고 PC 모니터는 매장 관리용. 우선 PC 모니터에 제품 목록이 떠있어요. 여기서 상품 찍고, 가격을 본 다음에 태블릿에 가격을 입력하고 카드를 받아서 긁으면 돼요. 계산을 할 때, 백화점 포인트, 주차 차량 등록 물어봐주시고, 현금인 경우에는 현금영수증 하실지 물어보시고요. 그리고 태블릿으로 계산이 됐으면 PC 모니터에 있는 것도 날려주시면 돼요. 여기에 현금, 카드에서 선택하시면 되고요. 카드, 임의등록, 승인하지 않고 결제, 진동벨 지정, 고객수와 연령대, 성별 체크하시면 돼요."


단순히 결제하는 일에도 절차가 상당히 길었다. 거기에 백화점 상품권 결제, 결제 취소, 추후 포인트 적립, 주차 차량등록까지 배우고 나니, 이제는 PC 모니터에 있는 메뉴를 외워야 했다.이지 포스(easypos) 화면의 왼쪽은 내가 누른 항목의 금액과 총금액이 나왔으며 오른쪽에는 베이커리의 빵과 음료에 대해서 나와있었다. 매장에서는 주로 빵과 샌드위치, 디저트를 주력으로 팔고 있지만 그 외에도 마카롱, 병 음료, 차와 커피도 팔고 있었다. 어떤 항목에 어떤 메뉴가 있는지 알아야 빠르게 결제가 가능했다. 한마디로, 이것도 외워야 했다.


"여기서 제가 불러주는 제품 눌러주시면 되는데, 프로모션 제품과 세트 메뉴는 따로 있으니까 꼭 그걸로 눌러주셔야 해요. 아니면 금액이 달라지거든요. 여기가 백화점이라서 갑질 하시는 사람들이 조금 많아요. 이상한 손님도 있고요. 컴플레인도 꽤 들어오니까 조심하세요."


백화점이란 곳은 '서비스 업'의 끝판왕이다. 우리가 늘 먹는 식품부터 사치를 위한 명품까지 있는 곳이다. 그런 곳인 만큼, 자신들이 돈을 지불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대접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은 가 보다. 그리고 그걸 몸소 체험하게 될 예정이었다. 과연, 나 때문에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일이 있을까 궁금해졌다. 내가 알바생이기 때문에 큰 실수를 하면 쉽게 잘릴 수도 있지 않을까.


"컴플레인 많이 들어오나요? 주로 어떤 걸로 들어와요?"


미리 알아두면 더 조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진짜 이상한 걸로요. 빵을 2개 샀는데 하나 더 안 줘서, 어차피 남으면 버릴 빵인데 왜 안주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또 가격을 깎아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안된다고 말하면 우리가 싹수없다고 백화점에 컴플레인 걸고 가기도 하고, 어제 산 빵을 오늘 가져와서 환불해달라고 하시기도 하고. "


백화점을 시장통처럼 여기는 사람이 많나 보다. 단순히 돈을 지불한다는 이유로 더 많은 것을 가져가려는 사람들은 어딜 가나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은 대체 왜 그럴까. 정가가 붙어있는 백화점에서 왜 협상을 하려고 할까. 저런 일들 때문에 스트레스도 꽤 많이 받을 것 같았다.


나는 포스 기를 만지작 거리면서 꾸준히 메뉴를 누르는데 익숙해졌다. 보통 손님들이 진열대 앞을 서성이면서 빵이나 디저트를 고르면, 한 명은 빵 이름과 숫자를 불러주고 한 명은 그걸 PC에 찍으면서 계산을 해주는 방식으로 일을 했다. 전방 홀에는 3명 정도가 있는 게 딱 좋았다. 한 명은 계산, 한 명은 빵 포장, 한 명은 음료 담당. 그럼 일이 훨씬 빠르고 수월했다.


결제가 어느정도 익숙해질 무렵, 마감 할인 준비에 대해서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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