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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ul 11. 2022

참가비, 8,000원

신갈 커피랩, 블랙말린 로스터리

꾸역꾸역 작업실에서 커피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첫 모임은 꽤 많은 사람이 왔지만 두 번째부터는 급격하게 줄어서 고민이 많았다. 더 다양한 곳에 홍보를 하고 주변 지인들을 끌어모았다. 어느 정도 인원이 차기 시작하자 인원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커피 모임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이유는 브랜드 홍보 목적이다. 결국 장사 잘 되라고 하는 거다. 참가비를 만원으로 할까 아니면 조금 낮출까 고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임은 약 2시간 내외로 진행된다. 모임 전에는  커핑을 준비하고 커피 관련 주제를 준비한다. 그리고 모임 때도 커핑과 세미나 진행도 해야 한다. 세미나라고 쓰지만 사실 같이 커피 관련 내용으로 대화하는 것에 가깝다. 나는 용인 인근에 커피 마니아를 끌어모으고 싶었다. 학생이든 주부든 직장인이던 커피 좋아하는 사람이면 올 수 있도록. 물론 카페 하는 사람이 와서 먹어보고 내 원두를 쓴다면 제일 좋겠지만.


홍보 이외의 목적은 커피 공부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장사만 하다가 공부를 안 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주문이 없는 날에도 뭔가 해야 하는데 혼자 있다 보면 나태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같이 먹어보면서 평가해주고 조언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제품 개발할 때도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참가비는 열심히 모아서 소소한 로스팅 대회를 해보고 싶다. 아주 편하게 평가할 수 있는 커핑 폼을 하나 만들어볼 예정이다. 차근차근 진행해서 뭔가 해보고 싶을 따름이다. 돈은 못 벌지만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참 바쁘다. 그래도 성취감과 재미가 쫄래쫄래 따라온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고 있을 따름이다.


이번 모임은 '로스팅 포인트에 따른 맛의 차이'를 주제로 진행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델링 G1을 3번에 걸쳐서 다르게 볶았다. 볶은 시간은 전부 10분으로 동일하지만 화력의 세기에 따라서 정도가 다르다. 1번은 1차 크랙이 8분 40초에 터져서 DTR이 14%였다. 2번째는 8분에 터져서 20%의 DTR, 3번째는 7분대에 터져서 29%. 전제적인 로스팅 시간은 전부 10분으로 통일시켰고 그 속에서 화력만 조절했다.


커피 플랜트에서 구매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델링의 컵 노트는 시트론 피넛, 시나몬, 그리고 정향이다. 이번 모임에는 총 7분이 오셔서 커핑을 했고 로스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카페를 운영하는 로스터 분들도 두 분이나 포함되어 있어서 내 원두가 맛이 없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맛이 없으면 어떠랴, 그저 다시 맛있게 볶을 수 있게 연습하면 되지.


원두는 1번째 14%와 3번째 29%에 대한 선호가 더 많았다. 아무래도 특색이 두드러지게 느껴져서 그런 듯 싶다. 그러나 1번의 경우 살짝 덜 익은 듯한 뉘앙스가 미약하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이번 모임을 위해 원래 강하게 볶던 생두를 약하게 볶으려니 꽤 어려웠다. 화력 조절에 대한 공부를 더 많이 해볼 필요가 있다. 볶으면 볶을수록 그래도 변화가 느껴진다는 점이 참 다행일 따름이다. 헛돈 쓰는 게 아니라서 말이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만델링 G1은 아래 링크에서 드립백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고소하고 쌉싸름한 뉘앙스의 미디엄 다크 로스팅 원두입니다. 산미 없는 원두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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