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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Aug 28. 2022

300 x 600

텍스의 사이즈

천장 텍스에 곰팡이가 피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천장을 뜯어보니 그 위에 파이프가 하나 지나가고 있었다. 그 파이프엔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손을 가져다대니 딱히 차갑진 않았다. 어디선가 물이 새고 있었다. 문제는 어디서 새는지 모른다는 점, 그리고 공사를 또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임대인에게 연락했다. 내가 아니라 위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니까 분명 위층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나만의 소중한 작업실에 문제가 생길 때면 과연 이 길이 맞나 싶다. 고민에 고민이 쌓인다. 이 공간 말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까. 그러기엔 이곳에 투자한 돈이 너무 많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뜯은 천장은 당분간 그대로 둘 생각이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곳 바로 밑에 통을 하나 놔뒀다. 아주 조금씩 떨어지는 물방울.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질 때마다 고민이 된다. 부디 잘 해결할 수 있기를 빈다. 최대한 먼지 안 나고 소음이 안나는 방향으로 말이다.


초창기에 공사할 때 사놨던 텍스가 아직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귀찮아서 버리지 않고 잘 쌓아놨는데 쓸 곳이 생겼다. 저 물방울만 해결되면 다시 텍스를 달아두면 된다. 300x600짜리 텍스는 생각보다 가볍고 부들거리며 먼지가 잘 나는 재질이다. 잘 부서지면서도 말끔하게 잘리진 않는다. 피스로 프레임을 뚫어서 고정시켜야 하는데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 몇 번 해보면서 더 이상은 전동 드릴이 쓸 일 없었으면 했는데. 다시 전동 드릴을 써야 한다니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커피를 볶는 공간엔 지장이 없네요. 공사할 때만 먼지가 안날리도록 조정하면 될 듯 합니다.

커피와 드립백 팔아서 얼른 더 좋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하하.

https://smartstore.naver.com/blackma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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