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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Dec 21. 2022

숫자 결산

일 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잘 모르겠다. 추운 겨울, 작업실 공사를 시작했다. 덜덜 떨면서 출입문에 도어록을 설치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데 지금 또 겨울이 찾아왔다. 이제는 눈보라를 뚫고 출근해서 히터를 켠다. 작업실이 어느 정도 데워졌을 때 작은 히터를 하나 더 켜고 환풍기를 작동시킨다. 기껏 따뜻해진 공기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흘러들어온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커피를 볶으려면 환기는 해야 하니.


숫자로 창업하는 과정을 열심히 적었다. 그러다 재미가 없어져서 숫자 대신 다른 걸 내세우기도 했다. 꾸준히 쓴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내 작업실, 내 브랜드, 내 커피를 만들면서 이게 맞나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래도 해보고 싶었고 기어코 해냈다. 시작이 반이라면 창업을 했다는 게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남은 절반은 유지보단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사실 매출 자체는 지지부진하다. 새로운 납품처를 찾아내기 전까지는 매출에 큰 변동이 없을 듯싶다. 로스팅 실력을 더 쌓아서 내실을 다져볼 생각이다. 다양한 곳에 샘플을 보냈지만 연락이 오는 곳이 없었다. 단가 문제도 있지만 맛의 문제도 분명히 있을 거다. 앞으로 이 작업실을 몇 년이나 유지할진 몰라도 그동안 열심히 볶아볼 생각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커피 원두와 드립백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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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martstore.naver.com/blackma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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