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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Feb 28. 2023

유기산들

2월의 커피모임

커피에는 다양한 산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3가지를 꼽지만 시트릭, 말릭, 타르타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커피 모임은 센서리 특집이라서 준비했다. 모임에 나오는 분들 중에서 센서리 키트를 가지고 있던 분이 도와주셔서 진행할 수 있었다. 산에 대한 시약 말고도 맛에 대한 시약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산에 대해서만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시트릭산(구연산)은 귤이나 오렌지, 레몬 같은 과일에 있다. 흔히 시트러스 한 녀석들이 그 주인공이다. 말릭 산(사과산)은 사과, 딸기, 복숭아 같은 과일에 포함된 산이다. 그리고 타르타릭 산(포도산)은 와인이나 포도에 있는 산이다. 각각의 산은 신기하게 혀에서 느껴지는 맛이 다르다. 어떻게 다른지 물어본다면 굉장히 대답하기 어렵다. 몇 번 시음을 한 뒤, 7명의 인원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쳤다. 눈을 감고 한 가지 종류의 산을 마셔보고 맞췄다. 33.3%의 확률이다.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컵에 두 스푼씩 떠줬다. 6명 중에서 2명이 맞췄다. 정확히 확률대로다. 그중에서 바리스타와 카페 사장님, 커피학원 강사가 포함되어 있었는데도 쉽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테스트했을 때는 애매하게 맞췄다.


내가 느끼는 시트릭산은 처음부터 신 맛이 찌르르하게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반면 말릭산은 처음엔 둥글하다가 끝에 신 맛이 맴돈다. 타르타릭산은 처음부터 은은한 신 맛이 맴도는 느낌이었다. 전부 신 맛이지만 느껴지는 부위가 달랐다. 블라인드 테스트 했을 때도 처음부터 신 맛이 들어와서 시트릭산이라고 대답했다.


"한번 더 기회 드릴까요?"


라고 물어봤을 때도 시트릭산이라도 답했는데 사실 시트릭산 두 스푼에 말릭 산 한 스푼을 섞은 거였다. 맞췄다고 해야 할지 틀렸다고 해야 할지. 산을 섞어놓으면 더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후에 아로마 키트로 향미를 연습하면서 커피를 마셨다. 내가 준비한 원두는 케냐 키 AA TOP와 브라질 로메로였다. 다들 맛있게 잘 마셨지만 컵노트에 있는 느낌을 맞추는데 힘들어했다. 아무래도 두드러지는 캐릭터를 가지려면 내추럴 계열의 프로세스가 유리한 듯싶다.


다른 모임원이 가져온 파나마 헤세 카투아이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헬레 내추럴도 마셨다. 풍미가 다들 괜찮았다. 그렇게 한참을 커피를 마시고 로스팅 이야기를 나누다가 모임을 끝마쳤다. 다음 모임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던 도중, 드립 콘테스트에 대한 말이 나왔다. 그래서 3월의 커피모임은 드립 콘테스트를 해볼까 고민 중이다. 잘 준비해 봐야지.



 

새로운 드립백, 파나마 페리엔 파카마라가 추가되었습니다.파나마 커피에 대한 감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비싼만큼 더 공들여서 볶았지만 제가 원하는 뉘앙스를 만들어내기 어렵더군요. 그래도 이번에 볶은 파나마 페리엔은  청사과 같은 상큼한 단 맛의 커피입니다. 산미있는 드립백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원래 비싼 녀석이라 가격대가 높은건 어쩔수없나봅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blackma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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