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커피 엑스포를 다녀왔다. 커피 엑스포는 카페쇼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단지 규모가 더 작았을 뿐. 스트롱홀드에서 진행하는 로스팅 시연을 보기 위해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 아라비카'라는 카페를 가봤다. 사람이 가득했다. 10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커피를 기다리고 있었다. 20분을 기다린 끝에 커피를 주문했다. 원두는 에티오피아 원두와 블렌딩 원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블렌딩 원두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따뜻한 교토 라테를 주문하고 매장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매장엔 다양한 굿즈가 진열되어 있었다. % 로고가 각인된 스니커즈, 백팩, 저울, 에코백 등등. 이걸 누가 사지 싶은 가격이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3그룹짜리가 두 개, 커피 그라인더는 4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거기에 드립 커피를 위한 말코닉 EK43 그라인더 한 대와 자동 드립 커피 기계까지.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장비들이 가득했다. 한편에는 생두가 담겨있는 공간도 있었다. 매장 내에서 직접 로스팅도 하는 것 같았다. 정확히 무슨 로스터인지는 모르지만 로스터가 있긴 했다. 여러 종류의 생두를 둘러봤다. 내가 다뤄본 원두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콩가 정도. 인도네시아와 페루, 과테말라도 있긴 했지만 내가 사용해 봤던 지역과는 다른 생두를 쓰고 있었다.
매장의 메뉴판과 커피 생두에 대한 설명은 전부 영어로 되어있었다. % 아라비카는 교토에 있는 곳이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관광지 근처에 있기도 해서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면서 유명해졌다. %라는 심플한 로고는 나무에 커피 체리가 달려있는 것처럼 같아서 사용했다는 썰이 있다. 흥미롭게도 누구나 아는 기호를 로고 삼아서 팔고 있다. 소비자에게 인식되기 참 쉬운 로고다. 우리나라에서는 '응 커피'라고도 불린다. %의 각도를 살짝 틀면 '응'이 되니까.
여기도 스타벅스처럼 진동벨을 쓰지 않고 있었다. 대신 주문번호를 불러줬다. 주문했을 때는 240번대를 부르고 있었고 내 번호표는 262번이었다. 20번이 넘어가는 대기번호를 기다린 끝에 커피가 나왔다. 교토 라테는 달짝지근한 라테로 연유가 살짝 들어간 듯했다. 정말 사람이 많고 바쁜데도 불구하고 라테 위엔 예쁜 꽃이 피어있었다. 교토 라테는 적당히 달짝지근했다면 아메리카노는 고소하면서 깔끔했다. 흠잡기 어려운 맛. 그렇다고 해서 캐릭터가 독특해서 튀는 맛은 없었다. 기본기에 충실했달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원두도 한번 사보고 싶다. 이렇게 줄이 길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런 로스터리 카페를 차려보고 싶지만 과연 가능할까 모르겠습니다. 언젠가는 작은 에스프레소 바를 차려보고 싶네요. 이번에 볶은 에티오피아 첼바 내추럴의 풍미가 참 좋습니다. 로즈마리 같은 향이 살짝 섞인 상큼한 베리 향. 예전보다 조금 더 라이트한 느낌으로 볶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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