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볶고 나서

초여름의 로스팅

by 글도둑

커피를 볶고 나서 가장 떨리는 순간은 맛을 보는 시간이다. 커피를 막 볶고 나면 원두 내에 이산화탄소가 생긴다. 커피 원두의 내부 구조는 벌집 형태로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 로스팅 과정 중 생기는 이산화탄소는 바로 이 사이 구석구석 들어가 있다. 그래서 로스팅한 지 얼마 안 된 커피를 드립으로 내리면 기포가 뽀글뽀글 많이 올라온다. 반대로 로스팅한 지 일주일에서 이주정도가 지나면 기포가 줄어든다. 로스팅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맛을 본 것과 일주일 지나고서 맛을 보는 것은 그래서 차이가 꽤 크다.


당일에는 커핑으로 전체적인 맛의 범위를 확인한다. 그리고 오늘은 드립으로 맛을 확인했다. 최근에 잘 나가는 커피는 역시 에티오피아 첼바 내추럴 G1이다. 부드럽고 깔끔한 산미가 좋다. 딸기 같은 느낌이 살짝 나면서 로즈메리 같은 허브의 느낌도 가지고 있다. 맨 처음 볶을 때보다 더 약하게 볶기 시작하면서 딸기의 씨를 씹는 듯한 뉘앙스가 강해졌다. 이번에 볶은 배치는 로즈메리 같은 허브의 뉘앙스가 조금 더 강한 듯싶어서 살짝 아쉬울 따름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열을 살짝 덜 먹은 느낌이다. 다음번 배치엔 조금 더 화력을 올려볼 생각이다.


계속 추천하고 있던 페루 라 나랑하 내추럴도 다 팔렸다. 다시 볶은 페루 커피 또한 맛이 좋았다. 적포도를 껍질채로 씹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 내추럴이지만 살짝 발효된 느낌이 나서 다음번엔 전체적인 시간을 줄이되, 1차 크랙 이후의 시간을 살짝 늘려볼 예정이다. 시원한 아이스커피로 마시기에는 청량감이 너무나도 좋은 커피다.


오래간만에 새로운 커피를 추가했다. 이번엔 에티오피아가 아니라 코스타리카 커피다. 화이트 허니 프로세스라는 가공법 인다. 허니 프로세스 중에서 워시드에 가장 가까운 공법이라고 볼 수 있다. 청사과, 청포도 같은 느낌을 주는 커피라서 마음에 든다. 내추럴 계열의 커피처럼 독특한 풍미를 주진 않지만 데일리로 마시기 좋은 커피다. 깔끔한 산미와 둥글둥글한 단 맛. 코스타리카는 드립백으로도 판매 중이다. 원두와 드립백을 같이 파는 건 재고 관리가 귀찮지만 어쩔 수 없다. 많은 분들에게 소개해주기 위해선 이 방법이 좋으니까.


초여름부터 여름까지는 커피를 볶기 귀찮은 계절이다. 장마와 습도, 그리고 열기와 싸우는 계절이다. 어찌 됐던 변수를 최대한 통제하면서 볶고 있다.


커피도 둘러보시고 알림 설정도 한번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전히 커피를 볶고 팔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문하실 때 배송 메시지에 '브런치에서 보고 왔어요'라고 적어주시면 더 챙겨드리고 있으니 꼭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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