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견문록, 강릉편
강릉에는 '보헤미안'이 꽤 많다. 그래서 다른 곳과 헷갈릴수도 있다. 네이버 지도 검색으로 내가 간 곳은 보헤미안박이추커피, 사천면에 위치한 커피공장이였다. 저멀리서 크고 웅장한 건물이 보인다.
보헤미안은 '박이추'라는 유명한 분의 카페로 유명하다. 카페 이름을 통일해서 네이버 지도에 등록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1층으로 카페에 들어서면 안내판이 있다. 입구쪽는 테이크아웃 손님만 이용하는 듯 싶다.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안내 받았다.커피용품, 원두와 로스팅 기계를 지나서 중간에 또 바가 있다. 추-라떼는 1층에서만 주문 가능하다고 써있다. 무표정한 직원 앞에 키오스크가 있다. 궁금했던 예멘 모카 마타리, 하와이안 코나 드립 커피를 주문했다. 한잔에 9,000원, 두잔에 18,000원. 파나마 게이샤는 다 팔려서 없었다. 1층에서 주문하면 드립 커피를 머신으로 내려줬다. 나름 잘 내린다.
드립커피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가자 또 바가 있었다. 이곳에서도 키오스크로 주문할수있는 듯 싶다. 커피를 마시면서 기분이 별로 안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띵동 거리는 전광판 번호를 보고 커피를 가져간다. 나는 나름 비싼 값을 내고 커피를 마시는데 뭔가 푸드코트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방문한 곳이 공장이라서 그런지 커피도 공장처럼 기계에 찍혀나오는 느낌이다.
예멘은 고소하면서 쌉사름한 풍미다. 예멘 모카 마타리는 솔직히 왜 비싼지 잘 모르겠다. 유명한 산지의 커피긴 하지만 그만큼 독특하고 명확한 맛을 가진 것 같진 않다. 언젠가 내가 예멘 커피를 볶았을 때도 과연 비슷할까? 하와이안 코나는 상큼하면서 실키한 느낌이 났다. 화산의 토양에서 나온 커피답게 미끌거리는 느낌이 있다. 화사하고 화려한 느낌은 없지만 산뜻하고 은은해서 마시기 좋았다.
강릉의 커피로 유명한 곳은 보헤미안과 테라로사라고 알고 있다. 이곳에서 마시는 커피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너무 공장 같다. 손님을 대하는 태도나 카페 안의 분위기나. 고속도로 휴게소나 푸드 코트 같은 느낌이 예쁜 풍경과 커피의 향을 짓누르는 느낌이다.
키오스크 뒤편에는 띵똥 거리는 알림판이 있다. 주문이 들어오고 메뉴가 나가면서 시도때도 없이 울린다. 내 카페에도 혼자 근무하게 되면 당연히 키오스크를 쓸까 했다. 그러나 손님에게 무성의한 느낌을 준다면 안쓰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성의하게 보이면 안되니까.어떻게하면 카페를 효율적으로 운영할수있을까. 고민이 더 깊어지는 여행이다.
열심히 볶고 마시고 다시 볶고 있지만 저렇게 유명해지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궁금하네요.
상큼하면서 달달한 커피로는 요즘엔 에티오피아 넨세보 알시가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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