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커피견문록
여기도 커피머신은 라마르조꼬다. 분명 홍콩은 영국령이였던 기억이 나는데 어쩌면 커피 업계만큼은 이탈리아쪽일지도 모른다. 홍콩 여행의 마지막 날, 원래는 한번 가봤던 코코 에스프레소를 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곳에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걸 목격했다. 어쩔수없이 새로운 곳을 가보기로 했다. 바로 건너면에 있는 ‘JOMO'는 홍콩 카페답게 안쪽에 주방도 있는 공간이었다.
이곳은 독특하게도 입구쪽에 남성분이 주문을 따로 받아서 도와줬다. 바가 좁아서 그런걸까. 음료는 두잔, 원래 궁금했던 에스프레소 토닉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서 토닉이란 음료가 뭔지 물어봤다. 어설픈 영어라서 의사소통이 조금 어려웠지만 들은 답변은 간단핬다. 얼음, 토닉워터, 에스프레소, 그리고 로즈마리가 올라가는 음료. 예전에 스타벅스에서 시도했던 메뉴다. 스타벅스는 시럽도 따로 들어갔다. ’블론드 에스프레소 토닉‘이라는 이름의 음료. 물론 처참하게 망했다. 아직 한국의 커피 소비자는 신 맛의 커피를 받아들이긴 힘든 듯 하다. 대중적인 입맛은 역시 고소한 커피다.
카페든, 식당이든, 버스든, 지하철이든, 홍콩에는 옥토퍼스 카드가 통한다. 8을 살짝 눕펴놓은 카드는 충전식 선불카드로 홍콩에서는 참 유용하게 쓰인다. 현금과 옥토퍼스 카드만 받는 카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메뉴판 외에도 벽면에 메뉴가 적혀있다. 그 중 소다/토닉이 있다. 소다는 아무래도 탄산 음료와 커피를 섞어줄려나. 어쩌면 그냥 한국의 자몽에이드 같은 음료나 나올지도 모른다. 에스프레소 토닉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역시 상큼했다. 토닉워터와 상큼한 에스프레소의 조합이 괜찮았다. 이상하게 느껴질수있지만 청량한 느낌을 더욱 살려준달까. 마치 한국 사람이 처음 탄산수를 마셨을 때 같은 느낌이다.
홍콩의 커피는 보통 작다. 한국이 12oz, tall, 355ml가 기준이라면 이곳은 10oz정도 되는 크기가 기본이다. 그리고 종이 슬리브가 없다. 스타벅스정도는 가야 볼수있다. 꽤 많은 카페를 방문했는데 스타벅스를 제외한 모든 카페가 상큼한 에스프레소를 쓴다. 그리고 컵이 작고 주방에서 파스타를 비롯한 간단한 브런치를 판다. 홍콩의 커피 문화는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궁금해진다.
반대로 한국의 커피 문화는 어떨까. 한적한 곳에 세워지는 거대한 대형 카페와 작고 아담한 에스프레소 바, 공사장 같은 느낌의 힙한 카페. 생각해보면 인테리어부터 참 다양하다. 게다가 다양한 저가 커피 매장, 역마다 깔린 스타벅스, 카페거리에 늘어선 로스터리 카페까지. 커피 공화국이라는 말이 참 와닿는다. 나는 어떤 방향으로 카페를 차려야할까. 이렇게 많은 경쟁자를 두고서 어떤 전략을 세워할지 고민된다.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