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도 우리 매장은 매월 이벤트를 한다. 매월 신메뉴가 나오고 사라진다. 대표적인 메뉴가 딸기 와플이다. 나는 그 메뉴를 참 좋아했는데 더는 안나온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예전 메뉴를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다.
5월에 새로 들어온 메뉴는 엄청 귀찮은 샌드위치 메뉴였다. '피크닉 세트'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직사각형의 치아바타 빵을 닭가슴살 샌드위치, 햄 샌드위치로 만들어서 한묶음으로 팔았다. 가격이 일단 보통 샌드위치의 두배인 16,000원인데다 이 세트를 사면 아메니카노 두 잔 무료로 드리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었다. 아주 귀찮은 이벤트다.
다른 샌드위치는 7,000원에서 8,500원이다. 이 샌드위치만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어보시는 손님이 많다. 가격표를 먼저 보시기 때문이다. 그러면 차근차근 설명해드린다. 분명 앞에 입간판이 있더라도. 그 다음에는 아메리카노 두잔을 다른 메뉴로 변경이 가능한지 물어보신다. 물론, 안된다.
이처럼 신메뉴를 설명하는 것도 힘들지만, 포장지가 변해버린 것도 힘들었다. 5월이 되면서 새로운 박스로 변했다. 기존 하얀색 디자인에서 검은 색 디자인으로 변했다. 보기에는 예쁘고 깔끔하다. 다만, 포장지를 조립식으로 만들었다. 포장하는데 시간이 2배로 걸렸다.
기존의 박스는 뚜껑만 펴서 안쪽에 테이프만 붙여주면 끝이였다. 그러나 이번 박스는 조립해야하는데 테이프를 붙이는 대신 양쪽에 고리처럼 뚫어놓은 곳으로 연결하면 됬다. 포장하려면 박스를 미리 접어놓고 다시 박스를 살짝 풀어놓는 일이 반복되었다. 종종 박스의 고리가 잘 안풀어져서 찢어지는 일도 잦았다.
"아니, 왜 이렇게 만들었대요? 이럴거면 마감처리라도 똑바로 해주던가. 아...진짜....."
심지어 조립형 박스에는 마감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종이 부스러기가 우수수 떨어졌는데, 이 부스러기는 얇고 작아서 줍기도 힘들었고 잘 쓸리지도 않았다.
"참 큰일하셨네, 정말. 이러면 테이크 아웃점은 그냥 죽으라는거 아니에요? 가뜩이나 알바도 없어서 힘든데."
파티쉐들도 불평불만이 많았지만, 그보다 알바생이 더 힘들어했다. 일일히 조립하고 포장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뭐, 어쩌겠는가, 위에서 하라면 하는 수밖에. 검은 박스를 열심히 접고 접어서 사용하게 되자, 포장하는 시간이 늘었다. 줄을 서는 경우가 더 많이 늘었고 우리의 일은 바빠지기만 했다. 손님은 오히려 줄고 있었는데 말이다. 3월에 들어온 카페 때문인지 아니면 근처에 베이커리가 너무 많은지 모르지만 매출이 조금씩 줄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