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소에서 일을 하다보면 관광버스가 무서워진다. 저 뒤에 정차한 관광버스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등산복 차람의 사람들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참, 알록달록하게 입은 등산복과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 묘하게 대비된다. 손에는 한가득 들고 있다. 검은 쓰레기 봉투와 술병들을.
주말이면 이들은 점심시간에도 휴게소에 들린다. 휴게소에 있는 테이블을 활용해서 신명나게 술판을 벌이신다. 그래, 차리라 도시락은 양반이다. 적어도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 먹고 버리면 술은 안들고 오니까. 그러나 새하얀 스티로폼 박스에 수육과 된장찌게, 그리고 쌀밥과 상추쌈을 들고 오신 분들이 있다. 도시락보다 스티로폼 박스가 빈도가 더 높은 것 같다.
반주로 술을 한잔 하시면서 시끄러운 건 이해할수있다. 휴게소에서 파는 음식이 비싸다고 투덜대시는 것도 이해할수있다. 식사를 하시다가 쌈장 조금 흘리고, 술을 엎지르는 것까지는 이해 가능한 범위다. 그러나 술에 거하게 취하셔서 금연 구역에서 담배 피우시고 근처 수풀에 노상방뇨하시는 건 이해 못한다.
주말이면 점심 시간부터 저녁시간까지 관광버스가 쉬지 않고 들어온다. 야유회, 산악회, 00모임, 워크숍. 다 똑같이 형형색색 바람막이를 허리에 질끈 묶고 손에는 쓰레기를 들고 내린다. 쓰레기 통이 꽉차면 그 앞에, 그 뒤에 차곡 차곡 쌓여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세상이 불경기라고, 경제가 다 죽었다고 말씀하시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떠오른다. 살기가 왜 이리 어렵냐는 사람들은 다 어디가고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사람이 여기에만 다 있는지 모르겠다. 경제가 불황이라도 사람들의 술사랑은 사라지지는 않는다.
주말에 쌓인 쓰레기 봉투가 산을 이루면 그 위를 수많은 파리들이 날아다닌다. 대형 선풍기 두대로 그 파리를 날려보려 애쓰지만, 파리가 이런 진수성찬을 두고 어딜 가겠는가. 쓰레기 장과 파리는 사실혼 관계다.
평일에는 쓰레기 봉투가 서서히 줄어들고, 주말에는 쓰레기 봉투가 산처럼 쌓인다. 등산객 덕분에 환경 미화원들이 밥벌이를 할수있다. 참 고마운 일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