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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Jan 28. 2017

내 일

그런 생각이 많았다. 이게 '내 일'이라면 내가 이렇게 하고 있을까.

그래, 내 일이 아니라서 지금 이러는 거다. 내 일이 아니라 남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에 불과하니까. 그런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고, 그래서 나는 퇴사했다. 회사를 나오고서, 내 일을 시작했다. 내 일은 별거 없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일상을 즐기고, 여행을 갔다. 여행을 다녀와선 당연하게 글을 썼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돈을 버는 것도 아니였다. 그냥 '내 일'로 삼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일에 도전하고 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 조사를 하고 기사를 쓴다. 생각이 들면 글을 쓰고, 여행을 하면 여행기를 쓴다. 아는 형을 도와서 스타트 업을 시작하고, 해외취업에 대해서 이리저리 알아본다. 나는 내 일을 하고 있다. 이게 밥벌이가 될수있을 지는 모른다. 이렇게 있다가 현실과 부닥쳐 쓰러지고 나서야 직장을 잡으려고 할 수 도 있다. 근데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나는 내 일을 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는 게 이런 것일까. 강제성이 부여되지 않는 일이야 말로,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일일까. 아직은 모르겠다. 어떤 것이든 돈을 받는 순간부터 변하기 마련이다. 그런 변화를 경험하기 전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밥벌이를 하는 순간부터가 진정한 일이 되기 때문이다.


내 일 혹은 내일.

어찌 될지는 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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