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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작가 Oct 06. 2022

삶의 단계별 퀘스트

결혼 후 아이 계획

  결혼을 하는 순간, 아니 결혼 발표를 하면서부터 연상되는 생각과 질문이 있다.


임신과 출산


 회사에서도 결혼 발표를 하면 당연스럽게 그다음

단계인 육아휴직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나도 물론 그러하며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우리나라의 정해진 공식 같은 삶의 단계에 따른 질문이 있다.


입시 - 취업 - 결혼 - 임신 - 출산, 육아

첫 째를 낳은 후에는 또 둘째 계획 - 자녀교육 -



정해진 틀에 맞춰 다음 단계를 넘어가며
퀘스트를 깨 가는 게 삶 인가?



 나의 경우  벗어나게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틀에 박힌  좋아하지 않는 면이 있고 나와 다른 삶도 존중한다.


 특히 자신이 결혼 혹은 육아의 단계를 겪고 있거나 지나간 후엔 상대에게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처럼 묻는다. 나 역시 임신한 지인, 육아를 하는 분들에게 그러한 질문을 많이 듣게 되는 것 같다.

미혼일땐 결혼 준비 중이거나 결혼을 한 친구에게 결혼에 대해 정말 많이 듣곤 한다.


 질문자의 입장에서 본인이 겪고 있는 가장 관심 있는 주제이기에 지극히 자연스레  주제로 대화를 하게  뿐이다

나 역시 그럴 테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상대가 어떤 입장인지 모르니 잘 묻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

특히 임신과 출산에 관한 부분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고 요즘은 딩크족이나 난임의 경우도 많으니..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보내면서 언젠가 예쁜 아기를 갖고 싶고 아직 겪어보지 못한 다른 세상이 너무나도 행복할 걸 예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면 온전히 달라질 나의 삶에 아직은 자신이 없다.


 양가 부모님께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괜히 공부하라는 잔소리(?)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전혀 말씀이 없으시니 참 감사하다.




 어느 날은 밥을 먹다 아빠께 여쭤봤다.


아빠는 손주 보고 싶다 이런 말을 왜 안 하시냐고


아직 결혼한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결혼 전에도 ‘나중에~’ 하면서 막연히 손주를 보고 싶어 하는 흔하고 당연한 부모님의 맘에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런 말이 전혀 없으시니.. 손주가 생기면 누구보다 예뻐하실 아빠의 모습이 상상가 아빠의 마음이 궁금했다.



“아빠는 왜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세요?

손주 안 보고 싶어?”라고 물었다.



아빠의 답은 예상외로 다소 놀라웠다.



“아니 아빠는 아직 별로, 내 딸 고생할까 봐.. 괜찮아”


“요즘 해외에서는 아기 안 낳고도 둘이 자기 인생 즐기며 즐겁게 잘 살더라”

(아빠는 해외 경험은 전무한 여행도 국내에 좋은 데가 많다고 말씀하시는 분이다.)


손주를 보면 엄청 좋아하실 것이 눈에 선한데, 행복감도 물론 크지만 딸의 삶이 달라지고 아이에게 희생하게 될 것도 당연하다며 딸이 고생할 것을 먼저 생각하는 아빠의 말에 감동이 찡 몰려왔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른 것 같은 그날 저녁 아빠한테 사랑한다고 하고 싶었지만 직접 표현하진 못했다.



‘아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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