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2. 목요일의 기록
나는 결정을 쉽게 내리는 편이다. 나는 직관적인 것을 좋아한다. 꽂히면 실행한다. 하지만 결정의 영향이 나 이외의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면 판단을 보류한다. 누군가를 책임지기 싫다. 그래서 우유부단해 보인다. 뭘 물어봐도 그냥 다 좋다고 말한다. 사실 다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내가 싫어서 강단 있는 척 결정을 내린 적도 많다. 뒤는 내가 책임질 테니깐 내 말대로 하자고 무리를 지휘한 적도 있다. 근거가 있어서 자신 있는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 상남자처럼 보이기 위한 허세다. 결과가 좋았던 적도 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실패해서 쓰디쓴 책임을 진 적도 많다. 결정을 내린 근거가 없으니 내 행동에 대한 자신감과 떨어졌다.
결정과 판단은 책임감을 동반하는 단어 같다. 회사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느낀다. 우리 팀의 팀장님은 그런 면에서 내 롤모델이다. 일은 빡세게 시키지만 팀원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팀원들 개개인의 편의를 봐주고, 모든 일에 본인이 책임진다. 그리고 일을 빡세게 시킨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도 리더십을 발휘해 팀원들을 이끌었다. 개인주의 사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리더다. 이 회사에 들어와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일한다는 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복이고 기회이다. 일은 많고 힘들지만 사람이 좋아서 계속 일한다. 내가 하는 일에 성취감을 갖게 해 준다. 우유부단하고 개인적이었던 내가 사회성을 갖고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든다.
어렸을 때 나는 삼십 대와 사십 대, 오십 대의 내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던 나는 나이를 먹으며 책임지는 법을 배우게 된다. 누군가를 책임지기로 마음먹는 순간 어른이 된다. 나잇값을 못 하는 사람은 본인 인생조차 책임지지 못한다.
상남자가 되고 싶은 나는 우리 팀장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책임지고 이끌어도 원하던 결과가 찾아오지 않을 때도 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고 싶지 않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No pain, No 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