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속지 않지만 속이지 않는 사람

by 허건

'1+1=3'이라고 말해도 난 믿었을 것이다.
그렇게 내 생각과 관념들을 버리려고 했다. 나는 그렇게 사랑했다. 기꺼이 속을 준비를 마쳤다.

속지 않지만 속이지 않는 사람.
당신처럼 살고 싶었다. 당신에게 깜빡 속아 넘어가고 싶었다. 아직도 속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당신이 날 사랑할 것만 같다.
난 속이지 않지만 속는 사람이다.

결국 다시 화살은 나에게로.
사람들은 그만 자책하고 잊으라 말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나. 그녀와 함께 탔던 코끼리열차 티켓도 못 버리는 나인데.
그 작은 종이 한 장을 버릴 수 없는 건, 그것이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우리의 시간이 박제된 존재의 파편이기 때문에.

그 추억들을 잊으라 하는 건, 내 몸의 일부를 앗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과 이분의 일' 노래 가사처럼 내 반쪽이 날아갈 것 같다. 내 삶의 소중한 부분이 이렇게 처연해진다.

잊는 게 아니라 덮을 뿐. 덮어서 먼지가 안 쌓이게 소중히 보관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가끔 들춰보고 눈물 흘릴 때도 있지만, 사랑했던 기억이 이처럼 아름답게 남아있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다. 난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사랑한 추억들이 많이 쌓인 인생이라면 그건 행복한 삶일 거라고 말했잖아요.

비록 1+1=2인 현실로 돌아왔을지라도, 3이라고 믿었던 그 찬란한 오답의 시간 덕분에 내 인생은 남들이 보지 못한 풍경을 더 많이 품게 되었습니다.

많이 사랑해서 많이 아픕니다.
아플 때마다 나를 위해 글을 씁니다. 많이 아프지 말라고, 아픈 나를 다독이기 위해서.

눈물보다는 아주 작은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 아주 사소한 온기 하나만을 붙잡고 오늘 밤도 무사히 건너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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