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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Mar 19. 2022

못생긴 게 뭐예요?

매력적인 다섯 친구들


그림책     못생긴 다섯 친구

그림     볼프 에를브루흐

펴낸 곳    웅진주니어

옮긴이     김경연



여기 표지에 있는 친구들이 못생겼나요? 무시무시 하나요?



칙칙한 생김새와 옷차림, 울퉁불퉁한 얼굴, 게다가 입에서는 쉴 새 없이 불평이 쏟아진다.


첫째 아이와 한참 문화센터에 다닐 때 행사장에서 반값에 건져 올린 보물 같은 책이다. 책의 제목이 무척 맘에 들었고 내용에 감동을 받았다.


한 동안 자동차 뒷좌석에 잘 보이게 비치해 두었다. 아이들이 차를 이용하게 될 때 항상 접 할 수 있게, 내 차를 타는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기도 했다.


겉표지만 본다면 나로서는 절대 고르지 않았을 책인데


못생긴


이라는 단어가 모든 콤플렉스를 뛰어넘어 끌리는 뭔가를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책을 발견했다는 뿌듯함에 아껴 두었다가 요즘에 와서 다시 꺼내보게 되었다. 한 참 읽고 있는데 대학생이 된 딸아이가 옆에서 보더니 말한다.


"엄마 나 옛날에 차에 타면 이 책 보면서 못생긴 친구들이 어디 있나 한참 찾았었어."


"왜 울퉁불퉁 못생겼잖아 색깔도 칙칙하고."


그랬더니 자기가 어렸을 때 아무리 보아도 못생긴 애들은 없었고, 지금 보아도 못생기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니 그런가 싶기도 다. 


그러고 보니 사람을 보거나, 꽃을 보거나, 동물을 볼 때 순간적인 겉모습을 보고 내 기준대로 속으로  '좀 못생겼다.' '아! 예쁘다.' '멋지다.'  뭐 그런 판단을 수시로 내렸던 것 같다.


과연 내가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배웠던 '못생긴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도 못생긴 다섯 친구들을 '못생겼다'라고 생각했을까? 애초에 '못생긴 것'이라는 건 무엇일까? 딸아이의 눈에 비친 이 다섯 친구들은 그저 재능 있는 다섯 친구들일뿐  '못생긴'이라는 형용사가 붙을 친구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들의 '못생김.'은 어쩌면 스스로 '비관하고 투덜대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못 생기다'의 사전적 의미는 생김새가 보통에 미치지 못함이다. 보통의 기준은 또 누가 정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가 표지를 다시 보니 이들의 패션이 눈에 띈다.  


이렇게 감각적이라니!

자신의 멋짐을 이미 알고들 있었군.



- 줄거리 -


희뿌연 달빛 아래 자기의 생김새를 비관하는 '몹쓸 병'이라도 걸린 것처럼 불만스러운, 각자 개성대로 끔찍하게 못생긴 다섯 친구가 한자리에 모였다. 서로를 바보 같다고 생각하며 투덜거리는 틈에 하이에나가 말문을 연다.

"남들이 잘 생겼니 못 생겼니 말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행동이야 뭐든 해야 해 자신을 위해서 또 남을 위해서."

하이에나는 작고  반짝이는 악기를 주머니에서 꺼내  연주하기 시작했다. 하이에나의 황홀한 연주에 동물들은 못생긴 것도 잊고 빠져든다. 쥐는 작은 기타를 꺼내고 거미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박쥐는 그에 맞추어 휘파람 반주를 한다.

연주도 노래도 못하는 두꺼비는 팬케이크를 구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장밋빛 노을이 다리 밑으로 진다. 많은 동물들이 모여든 이곳에서 다섯 친구가 준비한 멋짓 파티가 시작된다.


매력적인 다섯 친구들 <못생긴 다섯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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