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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Apr 12. 2022

아침 카페. 밤 카페


아침, 집을 나와 한 시간 정도 걸은 후 카페로 갔다. 카페의 문이 열리고 테스트용 커피가 추출되는 시간,  난 거의 첫 손님이었다.



카페라테를 주문하고 글을 쓰거나 책을 읽고 나서 단시간 근무를 하러 간다. 아직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마시며 걷는 기분 좋은 아침, 커피는 따뜻해서 좋다.



아침 풍경
아침 카페,  골목 풍경



요즘은 출근 시간이 아침 8시여서 일이 끝나고 카페에 간다.  12시쯤이다.  일찍 근무를 마치고 조금 걸은 뒤 마시는 첫 커피는 한 모금 한 모금 아껴 마시싶고 커피가 주는 시간은 분초가 아까울 정도다.


낮 풍경



커피를 앞에 두고 문장을 따라 함께 걷는 친구들은 또 얼마나 귀한지 모른다.  동화작가, 고전작가, 이름 모를 에세이 작가, 브런치에서 만나는 각양각층의 사람들, 어느 날은 한 편의 시에 감동하고 어느 날은 우리네 소탈한 일상에 공감하고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때론 진짜 사람 친구가 내 앞에 앉아 있다.





저녁이 되면 집에 머무는 일이 많은데 어쩌다가 카페를 가게 되었다. 고즈넉한 저녁, 집에서 나왔는데 나를 기다려 주는  밝힌 아늑한 집으로 다시 돌아온 느낌이다.

뜨끈한 구들장 바닥 위에 몸을 누이고  담요를 덮은 듯이 포근해지면 어느덧 편안한 밤이 된다.

뒷마당엔 나른한 난로 속 장작이 활활 타오른다

내가 태어난 시절 그곳에서 밤이면 별을 보고 봄이면 꽃에 취해 살 던 그때 그 향기가 마음을 뒤덮는다.  달콤하면서도 매운 계피 꿀차 한잔이 추억을 소환한다. 


오랜만에 밤거리를 걸었다. 낮의 카페에서는 느낄 수 없는 밤의 카페는 편안함이 있다.

고흐의 그림 [밤의 테라스]를 떠올리게 한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밤 풍경이나 밤이 주는 느낌 혹은 밤 그 자체를 그리는 일이 아주 흥미롭다."라고 했다.

"고흐는 별 하나하나에 경의를 표한다. 그의 별들은 아무 대가 없이 그를 초대한다.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 오라, 우리가 안식을 주리라, " (노경실의 노트)

-(고흐를 만나다/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 시/ 노경실 글, 번역 문지혁)


고흐가 경의를 표했던 별들의 풍경은 잘 보이지 않지만 밤이 주는 흥미로움이 있는 이곳은 카페 [ 더 홈]이다. 이름 그대로 멀리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 나를 기다리는 따뜻한 집에 온 기분이다. 아늑한 조명, 다정한 실내 바닥의 구들장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작은 방과 더 작은 방이 귀엽고도 다정하게 연인들을 기다린다. 시그니쳐 음료는 이름처럼 특별한 느낌을 준다.

계피향 가득한 시나몬 꿀차는 몸과 마음이 함께 따뜻해지는 기분 좋아지는 집. 집. 집

집으로 돌아오라고 탕자에게 애타게 보내는 엄마의 마음이 담긴 그런 집 같은 카페.

아 정말 따뜻해서 마음이 녹아버리겠네


카페 <더홈> 밤 풍경



엄마 품에 안긴 것처럼 몸과 마음은 노곤해지고 여기가 집인가 착각이 다.


 따뜻한 계피 꿀차


아침 열 시의 카페는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을 느끼며 밝은 햇살과 상쾌한 숨을 담고 있어 오늘을 살 힘을 주고, 어스름 해가 진 뒤의 캄캄해져 가는 시간의 카페는 다정하고 포근한 쉼을 주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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