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페

삼일 커피집

by 보라



그 카페



가 있는 곳에 다 와 간다.

두근두근, 사진으로만 보던 레트로 감성 카페다.

아침에 카페라테 한 잔을 마시고

수필 동아리 나눔을 위해

도서관까지 걸어서 오천보를 걸었다.


나눔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다시 걸었다.

스스로 정한 하루, 커피 두 잔 중

마지막 한 잔을 남겨 놓길 잘했다.


언덕길을 올라 내리막길로 들어서니

반대편에 커피집 간판이 보인다.


삼일 커피 집


세탁소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를

버리지 않고 응용한 것이

흥미롭고 독특하다.

재봉틀과 색색의 실이 근사하다.

오래된 소파와 장식장도 정겹다.



한가로운 실내는 온통 내 차지다.

나는 할머니 얼굴은 모르고 자랐고 외할머니와는 친하지 않았지만 할머니 거실이 있었다면 이런 곳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있었을지도 모를 할머니 거실에 놀러 온 것 같다.



크림 라테를 주문했다.

귀에 익숙한 음악을 들으며 어느 오후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몸은 자연스럽게 좌우로 흔들거린다.

에릭 클립튼의 블루스 'Autumn Leaves'다. 추억의 팝이 혼자의 시간을 더 감미롭게 만들어 준다.

원곡은 이브 몽땅의 '고엽'이라고 한다.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 같은 선율은 진한 커피와 잘 어우러진다.


오래 앉아 뭔가 좀 써보려는 자세를 취하기에는 불편했지만 머릿속의 잠든 부분을 깨우는 새롭고 독특함을 만났고 귀에 익숙했던 음악과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숨차게 오르던 언덕을 다시 찾을 때면 설렘과 기대가 마음에 가득 찰 것 같다.






삼일 커피 집 크림라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골목길에 낭만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