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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Feb 06. 2022

그 카페

삼일 커피집



그 카페



가 있는 곳에 다 와 간다.

두근두근, 사진으로만 보던 레트로 감성 카페다.

 

아침에 카페라테 한 잔을 마시고

수필 동아리 나눔을 

도서관까지 걸어서 오천보를 걸었다.


나눔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다시 걸었다.

스스로 정한 하루, 커피 두 잔 중

마지막 한 잔을 남겨 놓길 잘했다.


언덕길을 올라 내리막길로 들어서니

반대편에 커피집 간판이 보인다.


삼일 커피 집


세탁소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를

버리지 않고 응용한 것이

흥미롭고 독특하다.

재봉틀과 색색의 실이 근사하다.

오래된 소파와 장식장도 정겹다.



한가로운 실내는 온통 내 차지다.

나는 할머니 얼굴은 모르고 자랐고 외할머니와는 친하지 않았지만 할머니 거실이 있었다면 이런 곳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있었을지도 모를 할머니 거실에 놀러 온 것 같다.



크림 라테를 주문했다.

귀에 익숙한 음악을 들으며 어느 오후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몸은 자연스럽게 좌우로 흔들거린다.

에릭 클립튼의 블루스 'Autumn Leaves'다. 추억의 팝이 혼자의 시간을 감미롭게 만들어 준다.

원곡은 이브 몽땅의 '고엽'이라고 한다.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 같은 선율은 진한 커피와 잘 어우러진다.


오래 앉아 뭔가 좀 써보려는 자세를 취하기에는 불편했지만 머릿속의 잠든 부분을 깨우는 새롭고 독특함을 만났고 귀에 익숙했던 음악과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숨차게 오르던 언덕을 다시 찾을 때면 설렘과 기대가 마음에 가득 찰 것 같다.






삼일 커피 집 크림라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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