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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Jun 05. 2022

{책} 불편한 편의점

행복은 언제나 내 옆에


책 : 불편한 편의점

지은이 : 김호연

출판사 : 나무 옆 의자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해외 6개국 판권을 수출한 도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변의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잘 버무린 사랑스러운 위로의 이야기가 마음을 채워주었다.


푸른 언덕이라는 청파동 골목에 자리 잡은 편의점 ALWAYS의 사장, 염여사는 어느 날 서울역에서 잃어버린 지갑을 찾아 준 노숙자, 독고와 인연을 맺게 된다. 자신의 지갑을 다른 노숙자로부터 지켜낸 그의 모습에 고마움을 느끼고 편의점으로 데리고 온다. 매일 저녁 도시락을 주면서 독고라는 이름밖에 모르는 노숙자에게 친절을 베푼다. 독고는 알콜성 치매인지 모든 과거의 기억을 잃고 말까지 더듬는다. 그런 독고에게 염여사는 편의점의 야간 알바 자리를 제공해 준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불안을 느끼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대변하는 편의점의 사람들을 통해 위로를 전하며 범상치 않은 '독고'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진열해 놓은 물건 종류도 적고 이벤트도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비하면 없는 편이고 동네 구멍가게처럼 흥정이 되는 것도 아닌 조금 불편한 편의점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독고'의 존재는 손님과, 알바들에게 관계와 소통을 통해 삶의 소망과 기쁨을 발견해 가게 한다. 과연 '독고'의 정체는 무엇이고 어쩌다 기억까지 잃은 노숙자가 되었는지 파헤쳐가는 이야기 전개가 흥미진진한다.


편의점 사장 염여사는 자신은 연금으로 살고 편의점은 편의점에서 함께 일하는 식구들 생계가 해결되는 것으로 만족한다. 알바 오여사와, 성필 씨,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시현, 모두 이곳에서 버는 돈으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염 여사의 편의점 경영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삶까지 책임지는 일이었다.


40만 부 기념 벚꽃 에디션


문장수집 노트




- 마음에 남은 구절-


편의점이란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고 손님이나 점원이나 예외 없이 머물다 가는 공간이란 걸, 물건이든 돈이든 충전을 하고 떠나는 인간들의 주유소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이 주유소에서 나는 기름만 넣은 것이 아니라 아예 차를 고쳤다. 고쳤으면 떠나야지, 다시 길을 가야지. 그녀가 그렇게 내게 말하는 듯했다. P243
따지고 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사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P252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P252
강은 빠지는 곳이 아니라 건너가는 곳임을.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뛰어내리는 곳이 아님을.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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