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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영 Jan 28. 2021

스타벅스에 커피빈 텀블러를 가져왔다

스터디 카페 민폐녀로 등극되기 싫어 오늘은 카페에 나왔다. 아이가 따뜻한 보리차를 싸 달라고 해서 싸는 김에 내 보리차도 담아왔다. 눈 내리는 창가 자리에 자리 잡고 글을 쓰려는 찰나에 또 상담전화다. 느낌상으로는 이번 상담 계약까지 가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열심히 상담했다. 그사이 따뜻한 카페라테는 미지근하게 식었다. 말을 많이 해서 목이 말라 텀블러에 담긴 보리차를 마시고 보니 텀블러는 커피빈에서 구입한 것이다.     


한때 스타벅스 텀블러를 모으기도 했다. 벚꽃이 만개하는 봄이면 벚꽃 에디션으로 매년 하나씩 구입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벚꽃 텀블러는 디자인이 예쁘지 않아 일본에서 판매하는 것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그런데 그 텀블러들은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예뻐서 아까웠던 것도 있지만 플라스틱 재질이라 사용하기 꺼려졌던 것이다.      


나는 집에서도 플라스틱 반찬통은 사용하지 않는다. 집에서 먹는 반찬은 유리 반찬통을 사용하고 아이 도시락을 싸거나 소풍 도시락을 싸게 될 경우에는 스테인리스 도시락통을 사용한다. 쓰지도 않는 텀블러는 왜 그렇게 사서 모았을까. 무언가 모를 욕구를 그쪽으로 채웠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나라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은 일본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보다 비싸다. 아니, 우리나라 브랜드 커피 가격은 대체적으로 비싼 편이다. 그러다 보니 매번 커피를 마시기는 부담스럽지만 일 년에 한 번 정도, 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구입하는 것은 괜찮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해왔다.      



커피빈 텀블러는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어 뭘 담아 마시든 부담되지 않았다. 플라스틱 소재에 비해 냄새나 색이 남지 않아 관리하기가 편했다. 자연스레 외출할 때에는 커피빈 텀블러나 다른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이용하게 되었고, 사서 모았던 스타벅스 벚꽃 에디션 텀블러도 몇 개는 처분 했다. 그래도 일본에 직접 가서 샀던 것과 디자인이 예뻤던 것 4개는 버리지 못하고 있다. 조금씩 욕심을 내려놓게 되면 그 마저도 처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언제라고 기약하기는 어렵다.      


웃기게도 텀블러는 싫지만 커피를 마시라고 한다면 커피빈 보다는 스타벅스에서 마시게 된다. 나의 이러한 심리는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에게 필요한 것만 골라 적절히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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