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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위안

제주 올레 3, 4코스를 걷다

by lee나무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지요.

형태도 색깔도 모양도 냄새도 알 수 없는 '허기'가 수시로, 예고도 없이 아무 때나 찾아들곤 하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토록 떠나고자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떠날 때 모호했던 '허기'의 정체는 여행지에서 돌아왔을 때도 아마 그대로 모호할지라도, 얼마간 '허기'는 채워져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제주의 바다를 오른쪽에 끼고 걷고 걷고 또 걷고, 보고 보고 또 보고...... 흠뻑 젖어봅니다.

걷고 걸어서 다리가 무거울 만도 하건만 마음은 더 맑아지고 가벼워지는 이 역설이 나는 좋습니다.


표선 해수욕장 모래사장이 썰물에 이처럼 넓은 얼굴을 드러내었다. 평소에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고 한다. 맨발로 걸으니 푹신푹신 도무지 여기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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