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흉흉하고 시끄러우니 힘이 듭니다. 아무리 '사람들은 각자의 관점이 있고 제각각 다른 의미를 세계에 투영해 살아갈 뿐이며, 어떤 관점이 옳은가 그른가 도덕적, 객관적으로 따지는 논의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니체의 관점주의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선(善)'은 지켜져야 하는 거 아니냐고, 자꾸만 투덜투덜하게 됩니다. '불평을 한다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불평하는 것을 멈춰라'라와 같은 좋은 말도 해답이 되지 않습니다. 세상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몇 퍼센트가 될까요? 고작 내 기분 정도일 텐데요. 그 기분까지도 통제하기가 요즘은 참 힘듭니다. 서로 정치적 입장이 다를지라도 '목적지'는 동일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목적도 다른 것 같습니다. 이 우울한 시기를 견딜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수목원을 찾았습니다. 심호흡이 필요합니다. 나무와 풀을 보면 흉흉한 세상 뉴스를 잊게 됩니다. 자연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초연함, 의연함, 각자의 모습으로 푸릇푸릇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위로가 됩니다.
'너와 내가 달라서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이룬다.'고 나무와 풀들은 말을 거는데..... 요즘 우리의 현실을 보면 영원한 불가능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