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쉼터를 마련하며 명심하고 있는 일이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큰 밭을 마련하는 바람에 가족과 지인들은 앞다투어 걱정을 쏟아낸다. 딸은 근골격계 질환 어쩌고 하면 안 된다며 엄포를 놓는다. 아들은 생각 없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차근차근하라고 한다. 오래전에 읽었던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지음. 두 사람이 뉴욕생활을 그만두고 버몬트 시골로 들어가 살았던 스무 해를 기록한 책)의 내용을 기억한다. 버몬트에서의 시골 생활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노동에 함몰되지 않았던 것이다. 필요한 만큼의 노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연구, 여행, 글쓰기, 대화 등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였다.
쉼터의 목적은 노동이 아니다.
노동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를 것이다. 여름인 요즘은 이른 아침, 해의 기운이 쇠약해진 저녁 시간 1~2시간 정도이다. 이 정도의 노동에도 몸이 무리를 느낀다면 하던 일을 놓고 쉴 것이다. 노동은 충만한 시골생활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우리가 먹을 좋은 채소와 열매를 얻기 위한 적정한 노동이면 충분하다.
쉼터의 목적은 충만한 시간을 사는 것이다.
뒤로는 산이, 앞으로는 들, 마을, 바다, 산이 조화롭게 펼쳐지는 이곳을 선택한 까닭은 현관문을 열면 맨발로 발코니에 서서 시골 정취를 눈에 담을 수 있어서이다. 사계절의 하늘, 바람, 구름, 노을, 자연의 소리와 색감을 오롯이 느끼며 이후의 삶을 더욱 감사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다. 하루의 적정한 노동을 제외한 시간은 책을 읽고 글을 쓸 것이다. 깨어나는 아침과 차분한 저녁 공기를 느끼는 산책에 부지런할 것이다. 지역 장터에 나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장을 보고 소박한 밥상에 기뻐할 것이다. 이웃과 지인과 함께 소소한 대화로 웃는 시간을 자주 만들고, 밭에서 생산한 채소와 열매를 나누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자그마하고 귀여운 화단에 꽃과 나무를 심고 정성으로 키우는 행복을 체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