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디어 본 게임에 들어섰다. 꿈에 그리던 하프 마라톤 정복이다, 설레지 않는가. 우리에겐 무려 한 달이란 시간이 남았고,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만 남았다. 꾸준한 연습.
이미 10km 마라톤까지 뛰어봤기 때문에 여러분의 자신감은 아마 굉장히 올라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만약 여기까지 따라왔다면 이제 당신이 하프 마라톤을 정복할 가능성은 매우. 아주.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계속 쓰는 이유는 부상 없이 그리고 덜 부담스럽게 하프 마라톤을 정복하기 위함이라하겠다.
지난 4월, 10km 마라톤을 완주하며 아쉬운 부분 하나가 있었다. 바로 ‘속도를 끝까지 유지할 수 없었다’라는 것이었다. 쉼 없이 달렸으니 당연한 소리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체력적인 문제 외에 분명히 다른 문제가 있었다.
나는 당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마지막 결승점을 앞두고 내가 힘을 내 끝까지 달릴 수 없었던 이유가 다른 근육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라는 소리를 하고 싶었다. 상체 등 다른 근육이 함께 받쳐준다면 더 수준 높은 러닝을 펼칠 수 있을 거란 게 나의 지론이다.
그렇게 하프 마라톤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며 팔 굽혀 펴기와 턱걸이를 시작했다. 꾸준히 했다기보다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로 틈나는 대로 시행했다. 운동 목표를 너무 과하게 잡으면 내가 상체 운동 자체를 아예 외면해 버릴까 봐 목표는 일부러 작게 나누었다. 그럼 내 말이 정말 사실이긴 한 걸까? 그런 거 같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실제로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상체 근육이 강화되면 러닝의 자세가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며, 부상의 위험이 줄어든다고 한다. 예를 들어 상체 근력이 부족하면 팔을 잘 휘두르지 못해 러닝 효율이 떨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이를 단련하면 더 좋은 속도와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하니 내 말에도 일리가 있다.
장거리 러닝에서 중요한 건, 상체를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상체의 흔들림이 많을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되기 때문에, 체력이 금방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은 없을까?
몸의 중심을 지탱하는 ‘코어 근육’의 중요성은 우리 모두 익히 알고 있다. 코어 근육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힘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코어 근육을 기르면, 상체의 움직임을 흔들림 없이 잘 잡아줄 수 있어 러닝 능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된다. 어떤가. 이제 좀 설득력 있지 않는가.
꾸준히 하지 않아도 좋다. 하나, 가끔 생각날 때마다 한 세트, 두 세트씩만 하자. 이것만으로도 여러분의 자신감은 한층 더 올라간다. 충만한 자신감으로 하프 마라톤 정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서자.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조각가 미켈라젤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대부분에게 더 큰 위험은 목표가 너무 높아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가 너무 낮아 도달하는 것이다.” 목표는 최대한 크게 잡자. 2시간이 목표라면 1시간 50분을 목표로, 2시간 30분이 목표라면 2시간 10분을 목표로 말이다.
만약 내가 말한 대로 10km 마라톤까지 완주하고 여기까지 왔다면, 조금 더 완성도 있는 하프 마라톤을 위해 당신은 아마 상체 운동도 겸하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 바로 플랭크를 시작하자. 당신의 완주를 오늘도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