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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맘 Jun 07. 2020

이제는 나부터...

나는 책을 읽으면서 많이 성장했다. 생각도. 마음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책을 읽고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분명 책은 좋은 길로 바른 길로 우리를 데려가 주는 것이 분명하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백 마디 말보다는 행동이. 나의 성장한 모습이 그들에게 책을 읽을 동기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떤 이는 나의 변화되고 성장한 모습에 자신도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했다. 참 뿌듯하고 힘이 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어떤 이는 나의 변화된 모습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나의 양쪽 볼때기를 뜨겁게 만들기도 했다. 긍정적인 말로 나와 함께 책을 읽게 되었다는 A의 말보다 부정적인 말로 나를 당혹하게 만드는 B의 말에 더 마음이 쏠려 조급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떤 짠~하고 결과가 나타나 "봐봐 책 읽으니 이렇게 좋은 일들도 생기잖아"라고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나의 마음속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많은 공모전에 참여하기도 했고, 소소한 재테크도 시작했다.


간절히 원하는 마음은 결핍에 집중하는 거예요. 나한테 지금 없다고 느끼기에 그런 마음이 생기는 거죠.
- 해빙 책 내용 중에서 -

  

너무 간절했던 나의 마음 때문이었을까? 공모전에서는 보기 좋게 탈락이 이어졌고, 나의 글에 대한 좋지 않은 반응도 생겨 났다. 나를 위한 책 읽기가 아니고. 나를 위한 글쓰기가 아니고. 다른 누굴 위한 책 읽기. 글쓰기.로 변해 버린 뒤 일들이 꼬여가기 시작했다. "내 말이 맞지!"라고 보여주고 싶었던 결과에 집착이 심해질수록 마음은 조급해지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쓰지 못했다. 나의 글 속에서도 조급함이 한껏 묻어 있는 듯해 보였다.


"갑자기 찾아오는 요동치는 나의 불안한 감정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면서 다른 이의 변화를 돕고 싶다고?" 폭염주의보 일기예보가 있던 오후 두 세 시경 더위에 지쳐 침대 위에 누워있던 나의 마음이 나에게 말을 건넸다. 띵~하고 머리를 망치로 두들겨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 그렇지! 내 밥그릇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데... 맞아.. 네 말이 맞아!" 나는 말을 건네는 나의 마음에게 너의 말이 맞다는 나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한참 부동산 공부에 빠져 있었던 재작년 겨울쯤 나는 부동산 전문가라도 된듯한 말들로 주위의 지인들에게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책 속에서 배운 것만으로 나는 벌써 여러 채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그들에게 부동산 지식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지금 와 생각하면 정말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면 하는 부끄러운 행동 중 하나이다. 그렇게 부동산 공부를 하고 실전 투자를 위해 임장을 다니고 직접 투자를 해보면서 책 속의 이야기와 내가 직접 현장에서 만나는 이야기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이제껏 내가 알고 있던 부동산 지식은 어린아이 걸음마 수준이었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부동산 관련 공부를 하면 할수록 말을 조심하게 되었고, 지인들이 부동산 관련 질문을 할 때면 확실히 아는 것만 이야기를 해주고 특히 부동산 세금 관련 이야기는 전문가에게 꼭 상담을 해보라고 말하고 있다.


책이 너무 좋은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의 지인들 역시 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는 또다시 주제넘은 행동으로 나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할 것들에 나는 자연스럽지 못한 것들을 보태고 있었으니 일이 꼬이고. 생각이 꼬이고. 인생이 꼬였던 것이었다. 내가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애쓸 필요 없이 내가 성공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들이 보면서 스스로 느끼게 되는 것에 집중했더라면. 쓸데없는 에너지 소비도. 쓸데없는 시간낭비도. 하지 않았을 텐데.


나 먼저. 내가 우선인 삶. 내가 행복한 삶. 나부터 변화된 하루. 나부터가 시작이다. 나에서부터 시작된 변화와 성공은 내가 애써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비칠 것이고 변화의 동기도 자연스럽게 그들의 마음에 스며들 것이다.


누구누구를 위한 삶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갈 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키웠는데~!" "내가 너한테 어떻게 해줬는데~!" "내가 너한테.....!"

나 역시 아이들을 키우면서.. 남편에게 나를 내려놓고 애쓰면서 살아온 시간들을 부정당할 때면 입버릇처럼 나오는 말들이다."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그들은 내가 그들에게 어떻게 해줬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마음속 깊이 고마움을 느끼고 살아가는 이는 10%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부모님께서 힘들게 나를 키워 주었던 기억보다는 일 때문에 바쁘셔서 나와 잘 놀아주지 못했던 기억이 더 많이 남아 있다.


이제 조금은 나를 위한 시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누구누구를 위한 것들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것들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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