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파인애플 농장
파인애플로 유명한 나수팜은 600평 규모의 농장에서 재배되는 파인애플과 열대과일을 볼 수 있다. 관광이 끝나면 커다란 접시 위에 다양한 과일을 맛볼 수 있다. 태국에 와서 과일은 마음껏 먹은 것 같다. 이렇게 맛있는 망고가 지겨워지다니. 한동안 망고는 사지도 먹지도 않을 것 같다. 망고주스도 마찬가지다. 맛있는 열대 과일을 앞에 두고 다들 느릿느릿하다. 남기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서로에게 과일을 양보했다. 호텔방 냉장고 안에 넣어둔 과일은 버려지지 않기를 바라본다. 청소하시는 분들이 가져가기도 한다고 했으니 그분들이 맛있게 먹어 주었으면 했다.
두리안은 태국에서 비싼 과일에 속한다고 했다. 먹고 싶지 않은 두리안이 현지 사람들에게는 먹고 싶은 과일인가 보다. 고약한 냄새를 참을 만큼 맛이 그리 드라마틱하지는 않은데. 내가 모르는 두리안의 매력이 숨겨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곳 파인애플 농장을 마지막으로 파타야 여행은 끝이 난다. 우리는 다시 태국의 수도 방콕을 향해 가야 했다. 여행의 끝을 알리는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뭉글뭉글했다. 여행의 끝은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을 떠나 낯선 나라 태국으로 향하는 우리의 마음은 무엇이었을까. 방향은 같지만 마음은 달랐을 거다.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누군가는 끝을 위해, 누군가는 사랑을, 우정을 위해 여행을 시작했다. 나는? 나의 여행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을까.
불행이 떠나고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랬다. 불행이 머무는 일상은 버거웠다. 끝날 것 같은데 끝나지 않는 불행의 출현은 나의 시간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매일이 행복할 수 없는 것 처럼, 매일이 불행 하지는 않다. 견디기 힘든 불행에 다시 일상이 흔들리면 여행을 시작 할거다. 그러다보면 불행은 떠나고 또 다른 일상을 마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